이재용 구속영장 기각, 한숨 돌린 삼성…檢 무리수 뒀나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이동우 기자]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총수 부재' 위기에 놓인 삼성은 우선 한숨 돌리는 모양새다. 이 부회장의 증거인멸 우려를 구속 사유로 들며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에 대한 '혐의 소명'을 자신했던 검찰은 무리하게 구속하려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불구속재판의 원칙에 반해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해서는 소명이 부족하다"고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어 "기본적 사실관계는 소명됐고, 검찰은 그간의 수사를 통해 이미 상당 정도의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날 총 10시간40분에 걸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결과를 기다리던 이 부회장은 이날 새벽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자 곧바로 귀가했다.
삼성은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법원과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등의 사법적 판단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처음부터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검찰의 무리수라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도 심사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 이 부회장이 시세조종 등에 직접 관여한 바가 없고, 주가 방어와 제일모직의 자사주 매입 등이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점 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형사소송법 70조에 따라 법원이 피의자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때 ▲주거 불명 ▲도주 우려 ▲증거인멸 우려 등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이 부회장 측은 1년 7개월간 수사에서 50여 차례 압수수색과 110여명에 대한 430여회의 소환 조사를 실시해 증거인멸 우려가 없고, 주거지가 확실해 도주 우려 또한 없다는 설명이다.
재계 및 법조계 일각에서도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애초에 무리가 있었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앞서 검찰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로 김태한 사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된 바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 이틀 만에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면서 정당한 권리를 무력화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한 상황에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수사 과정의 투명성과 중립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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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경제단체 관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법원이 사실관계를 살펴 불구속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이 하루빨리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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