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기업 총수인데…구속 필요있나" 착잡한 재계
재계, 총수 구속 악영향 우려
"반도체 수백조원 투자 무산 우려, M&A 등 이어가도록 해줘야"
"국민 10명 중 6명은 선처 바라"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이동우 기자] "인디언 기우제를 떠올리면 지나칠까요? 이쯤 되면 정상도 비정상처럼 보일 것 같습니다. 확증편향 수사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대기업 고위 임원)
8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경영권 승계 과정을 둘러싼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개월 만에 다시 법원 포토라인에 서자 재계에서는 탄식이 쏟아졌다.
재계는 물론 일반 국민까지도 이 부회장이 구속 기소 대신 불구속 수사ㆍ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데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미ㆍ중 무역분쟁과 한일 갈등마저 다시 불거지면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가뜩이나 어려운데 국내 최대 기업의 총수 구속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는 여론이 커지면서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이 총수 구속으로 중단돼 해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것도 염려했다.
국내 5대 경제단체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어려운 시기에 대표기업의 최고경영자를 구속해야하는 필요성이 있는 것인지 신중한 판단이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론을 모으고 경제계가 힘을 모아야 하는 시기에 사기저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제단체의 관계자도 "코로나19와 한일갈등 등으로 경영환경이 매우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삼성전자의 앞날이 불투명해지는 것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수 있다"며 "불구속 재판을 통해 대규모 투자 진행과 해외기업 M&A 등의 주요 경영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애플과 아마존 등 해외기업들은 경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오히려 M&A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는 영국의 화물운송 스타트업인 비컨에 1500만달러를 최근 투자했다.
애플도 지난 4월 초 스타트업 3곳 인수를 진행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의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업체인 하만 인수 이후 대규모 M&A를 전혀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론도 검찰에 유리하지 않다. 검찰이 스스로 검찰 개혁의 상징을 무너뜨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부회장에 대한 선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는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국민 10명중 6명은 선처를 바라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연구소는 삼성그룹이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신청한 지난 3일부터 7일 오후까지 5일간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선처의견 연관어 비중(59.05%)이 불관용 의견 연관어(40.95%) 비중 보다 18.1%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석대상 채널은 언론사 뉴스 채널을 제외한 커뮤니티ㆍ블로그ㆍ카페ㆍ유튜브ㆍ트위터ㆍ인스타그램ㆍ페이스북ㆍ카카오스토리ㆍ지식인ㆍ기업 및 조직ㆍ정부 및 공공 등 총 11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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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관계자는 "기사 댓글의 경우 이 부회장 관련 '재판' 기사의 경우엔 이 회장에게 부정적인 경향을 띠지만 감염병 시국 '중국 출장' 등 경영관련 기사의 댓글은 상당히 우호적"이라면서 "댓글이 아닌, 국민들이 온라인에 적극 '포스팅'한 글들을 정밀 분석하면 이 부회장이 경영을 계속하기를 바라는 의견이 더 많은게 민초의 민심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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