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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북전단 살포, 표현의 자유·지역주민 안전 조화돼야" 금지법 착수

최종수정 2020.06.04 17:29 기사입력 2020.06.0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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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대북전단 살포 단속·처벌 불가능
전단 살포시 접경지역 주민 안전 위협 발생
살포단체는 표현의 자유 강조 등 가치 대립
통일부 "안전·기본권·환경 등 종합적 고려"

자유북한운동연합이 5월 31일 북한으로 날려보낸 대북전단 <사진 제공=자유북한운동연합>

자유북한운동연합이 5월 31일 북한으로 날려보낸 대북전단 <사진 제공=자유북한운동연합>



북한이 4일 대북전단 살포 금지를 촉구하고 나서자 정부는 즉각 대북전단 살포 문제에 대한 제도적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북전단 살포는 표현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에 해당하는 문제이자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라는 점에서, 두 사안을 조화롭게 담을 수 있는 법률안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접경지역에서의 긴장 조성 행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긴장 해소방안을 이미 고려 중"이라며 "법률 정비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가 남북 정상 간 합의이행은 물론, 접경지역 주민 안전, 환경 문제 등을 고려한 종합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2014~2015년 무렵에는 대북전단 살포로 인해 북한군의 고사포 사격이 있었고, 접경지역 주민들과 살포 단체간 물리적 충돌도 있었다"면서 "주민들의 실질적 고통이 누적돼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접경지역 주민들은 대북전단을 불법쓰레기라고 신고를 하는 등 대북전단 살포단체들과 수시로 마찰을 빚어왔다.


그러나 현행 법상으로는 대북전단 살포를 단속하거나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대북전단 살포를 둘러싸고 현장에서 살포단체와 공권력의 종종 충돌이 발생해왔으나, 이는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른 결과였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역 주민과의 물리적 충돌 등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전단 살포를) 제지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관직무집행법이 전단 살포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 만큼, 현장에서 적잖은 애로사항이 발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을 판단해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정부는 이러한 현실과 표현의 자유를 포괄하는 법률안을 마련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북전단 문제 해결을 고민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건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부분"이라면서도 "표현의 자유는 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 안전 재산, 생활여건, 지역 환경오염 등 다른 가치들과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만 대북전단 문제만을 다루는 개별적 법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 통일부 당국자는 "접경지역의 평화적 이용과 한반도 평화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법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가장 적절하다고 보는 법안에 대북전단 문제를 포함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탈북민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지난달 31일 김포시 월곶리 성동리에서 '새 전략핵무기 쏘겠다는 김정은'이라는 제목의 대북 전단 50만장, 소책자 50권, 1달러 지폐 2천장, 메모리카드(SD카드) 1천개를 대형풍선 20개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고 1일 밝혔다.
    사진은 대북전단 살포하는 탈북민단체.

탈북민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지난달 31일 김포시 월곶리 성동리에서 '새 전략핵무기 쏘겠다는 김정은'이라는 제목의 대북 전단 50만장, 소책자 50권, 1달러 지폐 2천장, 메모리카드(SD카드) 1천개를 대형풍선 20개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고 1일 밝혔다. 사진은 대북전단 살포하는 탈북민단체.



이날 정부의 대북전단 관련 법안 추진 발표가 북한의 담화 후 불과 4시간만에 이뤄진 것이 북한 눈치보기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정부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대북전단 살포는 6~8월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고, 매년 여름만 되면 대북전단 문제는 반복돼 왔다"며 "되풀이되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판문점선언에서 남북은 전단살포를 포함한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하기로 합의했고, 비무장지대(DMZ)를 평화지대화 해나간다는 합의도 있었다"면서 "이런 상황을 반영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강조했다.


한 단체가 오는 6·25 70주년을 맞아 대북전단 100만장을 살포하겠다고 예고한 것과 관련해 정부는 경찰 등 유관기관과 대응방안을 협의해간다는 방침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법률이나 제도정비가 될 때까지 현행법 틀내에서 대응할 수 밖에 없다"면서 "해당 단체들과 소통하고 정부 입장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단 살포가 판문점선언 취지에 위배되며, 남북관계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설득할 예정이다.


이 당국자는 "전단 살포 자체를 구속할 법은 없다"면서도 "정찰 등 유관부서와 상황을 공유하며 위험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협조는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한편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이날 새벽 탈북민의 대북 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표하며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을 거론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김 제1부부장은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차하게 변명할 생각에 앞서 그 쓰레기들의 광대놀음을 저지시킬 법이라도 만들고 애초부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못하게 잡도리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라며 "분명히 말해두지만 또 무슨 변명이나 늘어놓으며 이대로 그냥 간다면 그 대가를 남조선당국이 혹독하게 치르는수밖에 없다"고 거듭 경고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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