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또 쓴소리'…“중요한건 실질적 자유”

당내 불만 목소리에 직접 대응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자신을 향한 당내 반발에 대해 "여러분이 아직도 말이 많다"며 직접 대응에 나섰다. 현재 당내에서는 김종인 비대위가 '진보보다 앞선 진취적 정당'을 지향점으로 삼은 데 대해 "보수의 가치마저 부정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선의원 공부모임에서 "김종인이라는 사람이 비대위원장으로 와서 보수라는 단어를 다 지워버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저는 보수라는 말 자체는 좋아하지 않는다"며 "제가 통합당에 와서 지향하는 바는 다른 게 아니다. 우리가 실질적 자유를 어떻게 구현해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보수는 무엇을 지향하는 정당이냐. 전통적으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가장 중요한 가치가 자유"라며 "보수가 지향하는 가치인 자유는 끝까지 사수해야 하지만 말로만 하는 형식적 자유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기본소득 도입에 대해서는 "기본소득이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다"라며 "재원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아무리 공감대 형성돼도 실행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초선의원 공부모임 강사로 나섰다. 김 위원장이 취임한 후 초선의원들과 따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선의원 모임은 당초 미래한국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운영돼왔으며 합당 이후 통합당 초선의원들이 합류했다. 이 모임에서는 이번 달 김 위원장을 시작으로 박형준 전 선거대책위원장과 정병국 전 의원, 통합당 청년비대위원 등이 차례로 강연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했지만 당내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3일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화 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독선적 리더십과 비민주적 인식"이라며 "단 한 번의 논의과정도 없이 당의 근간을 흔드는 지시를 하더니 이것을 우려하는 의원들을 항해 이 짓, 시비, 노이즈라는 말들을 쏟아냈다. 한 사람이 '나를 따르라'라는 식의 전제군주식 리더쉽으로는 민주정당을 운영할 수 없다. 끝없는 갈등만 양산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전날에도 "김종인 비대위가 보수, 나아가 자유ㆍ우파라는 말을 쓰지 말라고 한다. 개혁보수라는 말도 쓰면 안 되는 건가. 보수의 가치마저 부정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대한민국에는 이미 여러 개의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이 있다. 유사민주당 심지어 유사정의당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가치 지향점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