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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생존절벽-下]제로금리에 '공동재보험'…벌써 실효성 논란

최종수정 2020.06.03 10:48 기사입력 2020.06.0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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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위험 재보험사 전가
금리인하로 비용 커질 우려

추가 자본확충도 과제
책임준비금 더 쌓아야

[보험사 생존절벽-下]제로금리에 '공동재보험'…벌써 실효성 논란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기하영 기자] 업황부진과 제로금리로 위기감이 팽배한 보험업계에 제도적인 변화도 찾아왔다.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으로 자본확충이라는 선결 과제가 떠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제 때 자본을 늘리지 못하고 부채가 늘어날 경우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도 금리변화에 따른 변동성 위험을 낮출 수 있도록 공동재보험이라는 보안책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공동재보험 도입으로 숨통…거래비용 문제 남아=금융당국은 이달 말 보험사의 금리변동 등 시장위험을 재보험사에 넘기는 공동재보험 제도를 도입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을 사전 예고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해 시행할 예정이다.


공동재보험은 보험사가 가진 저축보험료나 부가보험료 등을 재보험사에 이전하는 제도다.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을 재보험사와 나눌 수 있어, 저금리 기조로 자본확충 부담이 컸던 보험사로써는 숨통이 트이는 셈이다.


또 금융당국은 금리위험 전가 효과를 지급여력제도에 반영하도록 보험업감독규정을 개정했다. '비례식 공동재보험' 도입이 유력하다. 비례식 공동재보험이란 보험상품에 내재된 모든 위험이 출재비율에 따라 재보험사에 이전되는 것을 의미한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전통적 재보험과 달리 모든 리스크를 공동재보험에서 헷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과거 판매한 고금리 상품의 역마진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유일 재보험사 코리안리를 비롯 뮌헨리, RGA, 스위스리, 스코리 등 해외 재보험사 5곳이 국내 공동재보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대만큼 공동재보험이 제 역할을 할 지에 대해선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금리가 내려가면서 그만큼 거래비용이 커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보험사들이 가지고 있는 역마진 규모를 감안했을때 이를 인수할 수 있는 재보험사의 여력이 충분할지도 의문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재보험사 입장에서도 공동재보험이 이득이 돼야 하기때문에 보험부채를 어떻게 평가할지 등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보험사들이 원하는 만큼 여건이 허락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보험사 생존절벽-下]제로금리에 '공동재보험'…벌써 실효성 논란



◆제로금리에 추가 자본확충 과제=금리가 낮아지면서 자본확충이 또 다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내려가면서 더 많은 적립금을 쌓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국내 보험사 책임준비금 적립규모는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853조원 규모에 육박한다. 2015년에 674조원에 비해 5년 새 26.5%나 급증했다. 생명보험사는 626조원, 손해보험사는 226조원을 쌓아두고 있지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달 말 이뤄지는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LAT)에서 자본확충 부담은 보다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LAT는 IFRS17 시행에 대비해 보험사의 자본확충을 유도해 책임준비금을 쌓기 위한 제도다. 문제는 금리가 하락하면서 LAT제도에 따른 준비금 추가적립이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다시 보험사의 수익성이나 재무건전성 등 재무지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금리 인하 영향이 채권시장에 선반영되면서 당장 자본확충을 해야하는 상황까지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단기채 금리는 하락했지만 한국은행의 국채매입 계획 발표 등으로 장기채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LAT 평가에서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을 해야하는 시점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내려간다면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부담감은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리 추가 하락이 발생할 경우 상황별 시나리오에 따라 할인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조정해 탄력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이 금리인하에 맞춰 위기 대응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자산운용 전략을 재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에 덜 민감한 상품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 금리 민감도를 줄여야 한다"며 "투자부문에서는 채권으로는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아 자산수익률을 높일 수 있도록 대체, 해외투자에 나서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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