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의 안경업소 개설 금지’ 규정한 의료기사법 12조 1항 놓고 공방

헌법재판소 대심판정./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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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안경을 만들거나 판매하는 안경업소를 안경사만 개설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법인의 안경업소 개설을 금지한 현행 법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한 공개변론이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다.


헌재는 14일 오후 대심판정에서 안경사만 안경업소를 열 수 있도록 한 구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1항 등 위헌제청 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을 가졌다.

이날 위헌제청 신청인 측 참고인으로 나선 정광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해당 조항은 기존 안경사의 기득권 보호를 위한 것으로, 경쟁의 자유를 내포하는 직업의 자유 이념을 훼손하며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 자유, 창의 존중을 지향하는 우리 헌법상 경제질서에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업을 수행할 만한 능력과 자질을 똑같이 갖췄는데 한 집단을 우대하기 위해 다른 집단을 불리하게 차별하고, 다른 집단에 대한 진입장벽을 설정하고 형벌까지 동원해 취업 기회 자체를 봉쇄하는 것은 직업의 자유를 중대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해관계인인 보건복지부 측 참고인으로 나선 윤일경 대한안경사협회 윤리이사(안경사)는 "안경사 업무는 시력검사, 안경렌즈 조제가공을 위한 장비를 사용해 눈건강 악화를 예방하는 보건의료서비스의 제공"이라며 "개설 주체를 제한하지 않으면 안경사 업무는 자본논리에 종속될 것이고, 이는 안보건 서비스 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영세안경원의 일자리를 보호하고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화·대형화된 안경원의 진입으로 인한 소규모 안경원 폐업을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판대상 조항인 의료기사법 제12조 1항(안경업소의 개설등록 등)은 ‘안경사가 아니면 안경을 조제하거나 안경 및 콘택트렌즈의 판매업소(이하 "안경업소"라 한다)를 개설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제30조 1항은 이를 위반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안경사 허모씨와 이모씨는 안경테 도소매업, 프랜차이즈 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A법인을 설립하고 9개의 안경업소를 직영점으로 개설해 운영하다 기소돼 2016년 12월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60시간을 선고받았다. 허씨가 설립한 A법인 역시 200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허씨 등은 1심 재판에 불복해 항소했고, 항소심 재판을 받던 중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그리고 법원은 의료기사법 제12조 1항이 위헌인지 여부에 따라 허씨 등의 유무죄가 달라지는 만큼 위헌법률심판의 요건인 ‘재판의 전제성’을 갖췄고 위헌으로 의심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 2017년 10월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허씨 등은 해당 조항이 안경사 면허 제도를 둔 취지와 안경업소 개설주체에 대한 규제 이유를 혼동한 나머지 다른 직종과 달리 법인의 안경업소 개설을 전면 금지함으로써 ▲안경사들로만 구성된 법인의 직업선택의 자유 ▲안경사 개인의 법인 안경업소 개설이라는 직업수행의 자유 ▲평등권 ▲결사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해관계인인 보건복지부는 법인 형태의 안경업소 개설을 금지한다고 해도 이미 국내 안경업계의 시장이 포화상태에 있고 소비자들은 해외보다 저렴한 가격에 안경을 선택할 수 있어 기본권 침해의 가능성은 크지 않은 반면, 법인 안경업소를 허용할 경우 국민들의 눈 건강과 소비자 후생에 끼칠 부작용이 크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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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이날 양측 당사자의 변론과 참고인 진술을 참고해 심판대상 조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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