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에서 크레디트시장은 여러 의미로 사용되지만 일반적으로는 회사채나 금융채시장을 뜻한다.
회사채, 금융채 등의 발행·유통 시 금리에 반영되는 스프레드(국채와 동일 만기 해당 회사채의 금리 차이)는 해당 발행업체의 리스크뿐만 아니라 시장 전체의 체계적 리스크에 따른 영향, 시장 수급 등 다양한 변수들에 의해서 결정된다.
특히 요즘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금시장이 불안한 시기에는 크레디트 스프레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평상시보다 더 높아진다. 비단 채권 투자자뿐만 아니라 주식 투자자들까지도 크레디트 스프레드에 일희일비할 정도가 된다. 그만큼 중요한 지표라는 얘기다.
스프레드의 확대는 해당 채권의 리스크가 커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당연히 최근에는 평상시에 비해 스프레드가 확대된 상태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 후의 한미 크레디트 스프레드 변동 추이를 보면 양국 간에 뚜렷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 크레디트 스프레드는 코로나19 사태가 금융시장을 본격적으로 강타한 지난 3월 중순 이후 상당 폭 축소되었다. 미국 투자등급(IG: Investment Grade) 회사채의 스프레드 평균(대체로 A등급)은 연초 70~80bp(1bp는 0.01%) 수준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위기로 신용경색 우려가 본격화되면서 310bp까지 상승했다가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각종 부양책 영향으로 현재 160bp까지 축소됐다. 유가 급락으로 셰일오일 생산업체들의 신용경색 위기 가능성이 크게 부각된 바 있는 하이일드(투기등급) 에너지기업 회사채 스프레드까지도 코로나19 사태 전 500bp 수준에서 2270bp까지 상승한 후 최근에는 1260bp로 축소되었다. 그만큼 미국 회사채시장은 신용경색 우려가 상당 부분 경감된 상태다.
한국 크레디트시장은 미국과 달리 수치상으로 여전히 리스크가 낮아지고 있지 않다. 이는 주식시장 등 대부분 위험자산들이 'V'자 모양에 가깝게 회복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국내 회사채 스프레드(AA등급 기준)는 연초 40bp 내외에서 계속 확대되어 현재 75bp 수준이다. 물론 최우량 등급인 AAA급 회사채의 스프레드는 안정을 찾고 있으나 그 외 대부분 등급의 스프레드는 확대되고 있다. 현재 크레디트 스프레드는 2012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한미 크레디트시장의 차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먼저, 한국 크레디트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상태라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나온 채권안정펀드의 채권 매입, 한국은행의 비은행금융기관 대출 등의 정책효과가 아직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향후 1~2년 후에 기업들의 부실화, 이에 따른 산업구조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현재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여전히 리스크가 상존하다 보니 발행 자체도 AA 이상의 상위등급 위주로, 만기도 단기 위주로 발행되고 있다.
한국 크레디트시장의 스프레드는 현재 높아진 수준에서 경제 회복 속도, 정책 대응, 기업들의 자구노력 등에 의해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다. 크레디트시장의 스프레드는 투자자나 기업 관점에서 계속 관심있게 봐야 할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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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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