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전문가들 조언

여러 단체 쪼개기 수령 등 꼼수
감사 사각지대 놓인 공익법인
회계 투명성 확보 방안 마련을

법인 종류별 공식서식 다양화
감사비용 부담도 덜어줘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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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불투명한 후원금 사용으로 논란을 빚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기부금 회계 부정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최근 4년간 기부금 수입 49억원 가운데 9억원만 피해자 지원사업에 사용된 것은 물론 하루 동안 술집에서 3300만원 사용 논란 등 일부 회계 처리 과정에서 부실 의혹이 불거졌다. 회계 전문가들은 공익법인의 경우 현재 회계감사의 사각지대에 놓인 만큼 회계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4일 기획재정부ㆍ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올해부터 연간 총수입이 50억원 이상 또는 연간 기부금 20억원 이상을 받는 공익법인(종교ㆍ학교 법인 제외)은 외부 회계법인으로부터 회계감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정의연은 지난해 총자산 21억1001만원, 연간 기부금 수익 8억2551만원으로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이번 문제는 정의연이 외부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을 법적 의무가 없기 때문에 사전에 이상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는 데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공익법인에 대한 외부감사 대상을 현 수준보다는 확대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회계 전문가는 "외부감사 대상 기준인 기부금 수익 20억원에 걸리지 않기 위해 여러 단체를 두고 기부금을 쪼개서 수령하는 공익법인도 더러 있다"면서 "객관적인 제3자가 지켜보는 감시 기능이 더 확대될 수 있도록 공익법인 외부감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자산이나 기부금 수익 중 어느 것 하나라도 연 10억원이 넘는 공익법인이라면 모두 외부감사를 받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공익법인의 경우 10억원의 기부액만으로도 일반 기업 100억원 규모의 매출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기업은 매출에 상응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야 5~10%의 이익을 얻지만 기부금의 경우에는 원가라는 개념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공익법인들에 대한 회계감사를 확대하는 데는 현실적 어려움이 존재한다. 후원금으로 꾸려가는 공익법인 입장에서는 규모가 작을수록 관리 비용에 해당하는 감사비용 부담을 꺼려한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현재 4월인 공익법인 외부감사 시한을 규모별로 회계업계 비수기인 5~7월로 늦춘다면 연간 400만~500만원(자산 또는 수입 10억원 기준)의 감사비용 부담을 대폭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운용하는 공영감사제를 도입해 공익법인에 한해서는 외부감사비용 부담을 아예 없애주자는 의견도 나온다. 외부감사 공영제란 공공성이 강한 비영리조직의 회계감사에 대해서는 제3자가 외부감사를 수행하고 해당 감사비용은 사회적 측면에서 분담하는 방식이다. 정도진 중앙대 교수는 "공영감사제는 공익법인의 외부감사를 사회의 공공재로 보는 것으로 영국 등에서 제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각국 마다 조금씩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부 감사는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제3자의 감사인 선임을 위한 비용 문제가 해결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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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의 이총희 회계사는 "이번 사태는 비영리법인이 다양하게 존재하는데도 유형별 성격을 고려하지 않고 공시 서식이 일괄적으로 하나로만 돼있는 데서 발생한 부분도 크다"면서 "한 예로 '수혜 인원'이 몇 명인지 기재하도록 하는 것은 장학금 단체에나 맞는 것으로 공익법인 종류별로 서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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