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기타투자 차입 151억달러…역대 최대
외은지점, 저렴한 외화조달로 채권투자·증권사 대출
규제완화로 유도한 부분도…달러공급 늘리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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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금융시장이 출렁이던 지난 3월, 외국계은행의 서울 지점들이 단기차입을 크게 늘려 채권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7일 발표한 2020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3월 기타투자 부채항목에서 차입은 151억달러 늘었다. 한 달 차입 규모로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2월과 비교하면 차입액이 20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중에서도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 증가액은 141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외환위기 때도 단기차입이 이렇게까지 늘지는 않았다.

한은은 이 가운데 상당액이 외국계은행 지점을 통해 국내 채권투자나 증권사 대출 등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현진 한은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 차장은 "내부적으로 파악해 본 결과 국내은행들보다는 외은지점들이 주로 차입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외화수요를 단기차입을 통해 충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은행들이 레버리지를 늘리는 과정에서 차입한 것이 아니라, 외은지점들이 외화 차입을 통해 채권을 매수하는 재정거래를 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외은지점들은 위기 때마다 한국에서 재정거래를 통해 수익을 내곤 했다. 현물과 선물환율 차이(스와프레이트)와 내외금리차를 이용해 재정거래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외은 지점은 달러를 조달해 스와프시장에서 원화로 바꿔 국내 채권에 투자하게 된다. 이때 내외금리차와 스와프레이트 차이를 이용해 국공채를 매입하면 최소한의 수익이 보장되는 무위험 차익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 없는 순이익을 낼 수 있다. 특히 지난 3월은 스와프레이트가 크게 벌어져 차익거래를 하기 좋은 조건이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달러 가뭄이 일어날 때에는 해외에서 더 손쉽게 달러를 구해와 채권에 투자하는 재정거래 형태가 많이 일어난다"며 "달러가 부족할 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비즈니스"라고 설명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국내 외은지점들은 높은 수익을 낸 바 있다.


위기 때 외은지점들은 오히려 돈을 버는 것으로 해석되지만, 이번엔 한은 차원에서도 이를 유도했다. 외화 공급 능력을 갖고 있는 외은지점들마저 달러를 들여오지 않는다면 환율이 완전히 폭등을 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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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3월 정부는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25% 확대했다. 국내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는 40%에서 50%로, 외은지점은 200%에서 250%로 각각 올렸다. 최희권 한은 국제총괄팀장은 "달러 공급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규제를 완화한 것으로, 의도에 따라 외은지점이 차입을 늘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규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완화될수도, 되돌릴 수도 있겠지만 아직 규제를 되돌리는 것을 얘기하기엔 너무 이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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