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식품·유통家, '코로나19' 악재에 오히려 웃었다(종합)
집밥 수요 증가로 CJ제일제당 HMR 매출액 '껑충'
대체 식량으로 라면·과자 수요 급증하며 오리온·농심도 미소
하이트진로, 진로+테라 가정용 판매 호조로 흑자 전환
GS리테일 등 유통업계도 어닝 서프라이즈
[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차민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도래한 가운데 일부 식품ㆍ유통기업이 1분기 외려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식품업계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트렌드에 따라 가정간편식(HMR), 라면ㆍ과자류 등의 1분기 매출이 급증했고 편의점, 대형마트 일부는 외식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강해짐에 따라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국내 HMR 점유율 50%대를 유지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의 경우 코로나19 반사이익의 대표적 수혜 기업으로 손꼽힌다. 4일 증권ㆍ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한 5조6371억원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국내 식품 부문 수요 급증과 더불어 가공식품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HMR시장 점유율은 53.3%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포인트 상승했다"며 "비비고, 고메 등 브랜드의 제품군 확장과 기존 상품군 내 점유율 확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HMR 수요가 향후에도 증가할 것으로 판단돼 연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오리온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과자류 수요가 급증한 데다 주춤하던 해외시장에서의 수요가 개선되며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오리온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437억원과 9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3%, 25.4%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19 이슈는 중국시장에서 오리온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 부문의 지난 1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6.0% 감소했지만 오리온의 파이ㆍ비스킷ㆍ스낵 제품이 중국 내 식품 대체 수요로 부각돼 2월과 3월 매출액은 전년보다 각각 53.2%, 67.3% 증가했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와 베트남, 러시아 등 중국 외 국가에서는 외부 환경 변화보다는 신제품 효과로 호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농심 역시 지난 2월 이후 본격화된 라면 수요 증가에 반사이익을 거둔 식품기업이다. 아카데미 4관왕의 영예를 안은 영화 '기생충' 효과까지 더해져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매출도 크게 늘었다. 농심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6866억원, 501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6.7%, 58.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 부문별로는 라면 매출액이 35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했고 스낵과 음료 부문 매출액은 각각 872억원, 4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17.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부문 매출액은 16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생충 수혜를 톡톡히 본 미국시장에서는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0.9% 증가한 929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주류업계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모임 최소화, 재택근무 등으로 유흥용 수요가 감소해 대다수 기업의 1분기 실적이 고꾸라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하이트진로는 테라와 진로이즈백 등의 인기가 지속됨에 따라 나 홀로 승승장구 중이다.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979억원과 35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 흑자 전환할 예정이다. 1분기 말 기준 하이트진로의 맥주와 소주군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5.2%포인트, 4.0%포인트 상승한 36.0%, 67.2%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 상승을 주도한 테라와 진로이즈백의 판매 수량은 각각 700만박스, 300만박스를 웃돌 전망이다. 1분기 맥주, 소주 부문 매출액은 1790억원과 28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 11.9%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가에서는 GS리테일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기대 이상의 실적)를 기록했다.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88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31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1419억원, 당기순이익은 494억원으로 집계됐다. 본업인 편의점 사업체인 GS25가 1인 가구 맞춤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수퍼마켓 사업체 GS더프레시가 흑자로 돌아서며 힘을 보탰다. 여기에 광교몰 상업시설 매각 자문 용역료 등 일회성 이익도 반영됐다. GS리테일이 지난해보다 5일가량 실적 발표를 앞당긴 점 역시 '황금연휴 주간'을 피할 겸 실적 호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유통경기 침체 속 반전 실적에 증권가에서도 호평이 쏟아졌다. 실제 주요 증권사 7곳은 GS리테일의 1분기 실적 발표 후 목표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공개된 분기 영업익이 당초 컨센서스(추정치 평균) 239억원보다 4배 가까이 높았기 때문이다. 이에 동일 편의점 업종인 BGF리테일 역시 무난한 실적을 거뒀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이외에도 이달 중순 실적 발표를 앞둔 이마트가 1분기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 추정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43억원, 매출액은 4조9094억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속 외식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먹거리 수요가 늘었다. 여기에 온라인 쇼핑 전문 계열사인 쓱닷컴이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신선식품 배송 전문 오아시스마켓을 자회사로 둔 지어소프트도 1분기 영업익이 전년 대비 71%가량 는 것으로 추정됐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