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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의 역설...반복되는 '공짜網 생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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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넷플릭스 등 韓 빠른 망 품질 덕
많은 유료가입자 확보
트래픽 폭발적으로 증가
CP도 공동관리 책임 지도록 제도·구조 마련 시급

초고속의 역설...반복되는 '공짜網 생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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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전 세계 1억8000만명의 유료 구독자를 가진 '트래픽 하마' 넷플릭스가 국내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내지 않겠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앞서 구글 유튜브 등과도 망 사용료 갈등을 겪었던 점을 고려하면 일각에서는 이같은 논란을 '초고속 인터넷의 역설'로 해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통신강국으로서 세계최초 5G 상용화에 나설 만큼 인프라 수준이 발달돼있지만 콘텐츠 업체로부터 망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미비하다. 결국 거대 콘텐츠 공룡들이 공짜망(網) 생떼와 협상력 우위를 악용해 갑(甲)질를 하는 망 무임승차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넷플릭스 싣는 'LTE' 속도 독보적 = 4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LTE 속도는 우리나라가 독보적이다. 한국 LTE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150.68Mbps로 북미 평균속도인 52.23Mbps보다 약 3배 빠르며, 일본(46.55Mbps), 홍콩(43.18Mbps), 영국(56.07Mbps), 프랑스(67.34Mbps)에 비해서도 압도적이다. 또한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유율도 95%로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밀집된 인구 분포와 높은 공동주택 거주율이 단거리 내 효율이 높은 초고속 통신망을 구축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1G의 킬러콘텐츠가 음성통화, 2G가 문자메시지, 3G는 모바일 메신저였다면, 4G의 히트상품은 유튜브, 넷플릭스 같은 영상 콘텐츠로, 폭발적인 트래픽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통신망'과 'IPTV 결합할인을 통해 형성된 저렴한 콘텐츠 소비' 등이 맞물리면서 넷플릭스 이용자 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망 품질이 뛰어나 넷플릭스 같은 업체들이 많은 유료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에 최적화돼 있다"면서 "트래픽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비용을 콘텐츠 업체는 짊어지지 않으려고 하니 분쟁이 생기는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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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무임승차' 지속 = 문제는 콘텐츠 업체들이 '힘의 우위'를 앞세워 망 이용대가 협상테이블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넷플릭스 등 콘텐츠제공자(CP)들은 통신망 트래픽은 통신사와 같은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가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주요국은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CP에도 사실상 '공동 관리 책임'을 인정하는 추세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018년 망 중립성 원칙을 폐기하며 정당한 망 이용 계약을 통해 통신사가 CP로부터 제대로된 투자 재원을 확보하라는 원칙을 표명했다. 넷플릭스도 2014년 컴캐스트와 망 이용계약을 체결하고 망 이용대가를 납부하기 시작했다. 일본이나 프랑스 등은 망 이용대가 실태조사와 거래조건 의무를 통해 정부차원에서 CP와 ISP간 불공정 거래에 개입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CP와 ISP간의 망 사용료 문제는 '사적 자치의 원칙', '비밀 유지계약' 이라는 이유로 계약 내용조차 깜깜이인데다 미국과의 통상마찰을 우려해 정부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망 이용대가 책임 분담 필요 = 전문가들은 이번 넷플릭스 사례를 계기로 공짜망 문제를 끝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페이스북도 여러차례 협상끝에 망 사용료를 내는 만큼 넷플릭스나 유튜브도 막무가내로 버텨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은 "플랫폼 경제에서는 시장참여자 간 연계와 연결구조상 이용자 보호에 대한 책임을 어디에 둘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도 "가치 창출 기여분에 대한 수익배분과 가치를 저해하는 부분에 대한 책임분담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통신시장은 양면시장의 특성이 있는만큼 CP들도 간접적인 책임을 지도록 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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