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금융위기 수준 추락…5월은 더 암울 (종합)
코로나19 팬데믹에
수출·대기업 악영향도 가시화
제조업 매출·채산성·자금사정 일제히 악화
재고 쌓이고 생산설비는 과잉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결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2008년 금융 위기 수준까지 끌어내렸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안정세에 접어들며 내수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지난달보다 하락하지 않았지만 문제는 우리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수출ㆍ대기업 타격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5월 기업 경기 전망 역시 암울하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전 산업 업황실적 BSI는 전월비 3포인트 내려간 51로 집계됐다. 2008년 12월(51)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제조업 업황 BSI는 52로 전월 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2009년 2월(43) 이후 최저치다. 대기업(59), 중소기업(45), 수출 기업(55), 내수 기업(51) 등 지수가 전달에 이어 일제히 내렸다. 하락 폭은 줄었지만 대기업(-6포인트)과 수출 기업(-8포인트) 지수가 중소기업(-1포인트), 내수 기업(변화 없음)보다 떨어진 것이 두드러진다.
업종별로 보면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상대적으로 버텨주던 자동차ㆍ반도체 업황이 특히 부정적이다. 강창구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4월 제조업 업황 BSI는 전기장비(-12포인트), 자동차(-10포인트), 전자ㆍ영상ㆍ통신장비(-3포인트) 등을 중심으로 하락했다"며 "전방 산업(자동차)과 자동차 부품, 반도체 및 통신장비 관련 전자부품 수출 부진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2분기부터는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 충격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전 세계 반도체 출하량이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자동차는 2분기부터 미국과 유럽, 인도 등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부진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조업 BSI 세부 항목을 봐도 기업들의 상황을 체감할 수 있다. 제조업들의 매출ㆍ채산성ㆍ자금 사정 BSI 등이 일제히 하락한 반면 제품 재고ㆍ생산설비 수준은 오름세를 보였다. 강 팀장은 "매출은 물론 채산성까지 나빠졌고 재고는 쌓였으며 생산설비는 과잉 상황"이라며 "BSI가 같은 방향으로 일제히 움직이는 것은 경기 하강기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비제조업 BSI는 전달(53) 대비 3포인트 떨어진 50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또다시 경신했다. 산업용 전기와 가스 판매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건설 수주가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다만 국내에선 코로나19 진정세가 보이며 골프장ㆍ호텔 이용객이 늘었다. 도ㆍ소매업 BSI도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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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예상하는 5월 경기 전망은 더 암울했다. 전 산업 업황 전망 BSI는 50으로 2009년 1월(49)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전망대로라면 다음 달 BSI는 금융 위기 당시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심리지수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쳐 산출한 ESI는 8.0포인트 떨어진 55.7이었다. 이는 2008년 12월(55.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계절적 요인,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6.7포인트 꺾인 64.5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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