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 꽉 막힌 면세 판로
물류창고에 '곤란 재고' 쌓여
관세청에, 내수 돌리거나
다이궁 중복반출 허용 요청
전문가들 "필요성 공감" 진단

면세업계, 악성재고 해결책 골몰…전문가들 "위기 상황에 검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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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이승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손님이 뚝 끊긴 국내 면세업계가 이른바 '악성재고' 처리를 위해 관세청에 도움을 요청한 가운데 면세품에 세금을 다시 매겨 국내에 유통하거나 외국인 입국시 격리 기간을 감안해 중복 반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관세청이 일부 수용해줄 경우 면세업계의 숨통을 트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꽉 막힌 판로, 물류창고는 과부하= 23일 유통업계와 관세청에 따르면, 관세청은 한국면세점협회가 제안한 국내외 수입 면세품 재고 유통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르면 내주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수입 면세품의 경우 100% 사입이라는 점에서 여행객 판매가 어려울 경우 면세점의 처치 곤란 재고로 쌓인다.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일부 물류센터는 이달 들어 재고수용능력 대비 가동률이 150%로 과부하 상태다.

첫 번째 방안은 인천 보세구역 내 각 면세점 물류센터에 쌓여있는 패션 제품 등 3년 이상 팔리지 않은 체화재고를 통관을 다시 거쳐 내국인에게 판매하는 방안이다. 유통 가능 경로는 크게 시내면세점, 백화점, 아웃렛 등 3가지가 꼽힌다. 시내면세점은 면세점 자체 채널로 활용 가능성은 높지만, 기존 면세품과 혼재돼 소비자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어렵다. 백화점이나 아웃렛은 기존 납품업체가 면세점과 다른 경우가 많아 내부 이해관계 조율이 필요하다. 이 같은 이유로 교외 단독 소형 아웃렛이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두 번째 방안은 수입 패션 제품에서 더 나아가 화장품까지 포함해 '다이궁(중국 보따리상)' 등 해외 소비자가 면세품을 구입한 후 국제우편 등을 통해 해외로 중복 반출하는 방안을 허용하는 것이다. 다이궁들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국내 2주, 중국 현지 2주 등 총 4주가량 발이 묶여있다. 때문에 예외 조항을 허용해 이들이 여러 차례에 걸쳐 사전에 항공화물, 해운운송 등 국제우편을 통해 물품을 먼저 보낼수 있도록 해 주자는 것이다. 국내 불법 유통 우려가 있지만, 면세업계는 물품 발송장을 확인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특별 판매 조치가 실현될 경우 악성재고 소진에 크게 도움될 전망이다. 대형 면세점 4곳의 체화재고를 포함한 총 재고자산(상품 및 미착품)이 3조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말 기준 4곳의 재고자산은 2조5506억원 규모다. 2019년 기준 국내 1위 면세점인 롯데면세점이 1조731억원으로 가장 많고, 호텔신라(7209억원), 신세계디에프(6369억원), 현대백화점면세점(1197억원) 순이다. 면세업체들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에도 각각의 재고는 약 20~30% 늘어 총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국내 유통은 OK·해외 중복 반출은 '무리'=전문가들은 관세청의 이번 업계 요청 수용 가능성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유통의 경우 면세업계의 숨통을 트여주는 동시에 소비심리 진작 효과까지 기대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반면, 해외 중복 반출 건에 대해서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시각이 압도적이다.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면세업계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있는 상황인 만큼 관세청은 업계의 요청을 다소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라며 "면세품을 시중에 유통하게 되면 시즌이 제한돼 있는 의류 등을 대상으로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도 "현재 면세 업계 상황을 고려했을 때 재고 상품의 시중 유통의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며 "면세 상품이 시중에 풀리게 되면 면세업계는 재고품을 처리할 수 있고, 절대적인 상품 수가 늘면서 소비자들은 가격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일반 시장에 있던 업체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은 조심스럽다는 단서가 달렸다.


해외 소비자의 중복 반출 허용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김 교수는 "다이궁 등 해외 소비자가 면세품을 구입해 곧바로 해외로 반출하는 방안은 국내 재반입 여부 단속이 쉽지 않아 어려워 보인다"고 답했다. 박 교수 역시 "면세품 실 수요자가 아닌 일부 보따리상의 편의를 봐주는 형국이라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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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관계자는 "여러 법적 문제도 있어 검토가 빠른 시일에 이뤄지긴 어려워 보인다"면서 "면세품 재고의 국내 유통, 해외 소비자가 곧바로 면세품을 구입하는 안 등 업계의 요구사항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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