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공주대 전 대학원생 A씨가 "정 교수의 딸 조민씨가 학회 자료 작성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22일 진행된 정 교수의 10차 공판에서 A씨는 "조씨가 연구실에 나와 실험을 도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의 공소사실과 다소 다른 내용의 증언이었다.


정 교수 공소장에 적시된 이 부분 검찰의 공소사실은 공주대에서 조씨가 조류 배양 등과 관련된 연구나 실험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거나 포스터 및 논문초록 작성에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는데도 제3저자로 표기됐고, 정 교수는 이런 내용의 허위 체험활동 확인서를 대학 측에 요청해 조씨의 생활기록부에 반영되도록 했다는 게 요지다.

반면 A씨의 지도교수인 김모 교수는 검찰의 공소사실과 상당 부분 일치하는 증언을 했다. 그는 "조씨가 실험실에 나온 것은 맞으나, 실질적으로 연구나 학회 자료 작성에 기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가 발급해준 4장의 체험활동 확인서에 대해서도 "활동 시기나 내용 등에서 사실과 많이 다르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김 교수는 "소홀히 확인서를 써준 데 부끄럽다"고도 했다.


엇갈린 공주대 사제간 증언…정경심 딸 활동 확인서는 '허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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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조민, 연구 도와… 포스터 기여도는 1~5%" = 오전 재판에는 대학원생 A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A씨는 조씨가 제3저자로 이름을 올린 포스터와 논문초록의 제1저자이다. 해당 포스터와 논문을 직접 작성해 2009년 8월 일본에서 개최된 국제학회에서 발표한 인물이기도 하다.

A씨는 이날 "담당교수였던 김 교수의 제의로 포스터와 논문초록에 직접 조씨를 제3자로 기재했다"고 말했다. 2009년 3월의 일로, 당시 조씨와 일면식도 없던 때였다고 했다. A씨는 "논문이나 학술저자에 이름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었고, 단순히 포스터와 발표자에 이름이 들어가는 거라서 크게 문제가 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씨가 조씨를 처음 연구실에서 만난 것은 논문초록을 일본학회 측에 보낸 이후인 그해 5~6월께였다고 한다. 조씨는 주말에 연구실에 나와 A씨의 도움을 받아 '홍조식물'이 들어 있는 어항에 물을 갈아주는 활동을 했다고 한다. A씨는 "어항 물갈이는 실험의 기초이자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이다"며 "조씨는 이걸 도와준 것"이라고 증언했다.


A씨는 "일본학회 초록에서는 당시(2009년 3월까지) 실험 결과만으로 작성한 것이기 때문에 조씨의 기여도는 없다"면서도 "이후 조씨가 나와서 일 한 것에 대해서는 기여도가 있다고 개인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터를 만드는 연구 과정에서 조씨의 기여도는 1~5% 정도"라고 덧붙였다. A씨는 또 '기여도가 낮은 사람이 포스터 공저자로 기재해선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A씨는 그해 일본에서 개최된 국제학회에도 조씨가 참석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학회에서 포스터를 발표할 때 조씨가 옆에서 통역을 도와줬다"며 "영어 단어가 생각이 안 날 때 제가 물어보고 조씨가 알려주는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발표가 진행되는 2시간 동안 조씨가 옆에 있던 것은 맞느냐'는 질문에는 "맞다"고 대답했다.


A씨는 다만 "조씨와 식사를 하거나 발표 내용을 상의한 적은 없다"고 증언했다. 포스터를 완성한 뒤 일본 출국에 앞서 조씨에게 실험 내용을 설명한 적은 있지만, 추가적으로 실험이나 발표와 관련된 대화는 없었다는 얘기였다. A씨는 또 "학회가 끝나 귀국한 이후 조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지난해 정경심 교수의 딸 조민씨의 한영외고 3학년 시절 인턴십과 관련해 공주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검찰이 지난해 정경심 교수의 딸 조민씨의 한영외고 3학년 시절 인턴십과 관련해 공주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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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 "확인서, 정 교수가 해달라는 대로 발급" = 오후 재판에는 A씨의 지도교수인 김 교수가 증인으로 나왔다. 김 교수는 정 교수의 대학동창으로, 정 교수의 부탁을 받고 조씨의 체험활동 확인서 4장을 발급해 준 인물이다.


김 교수는 이날 자신이 발급해준 확인서에 대해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일단 조씨가 의전원 입시 때 서울대에 증빙서류로 제출된 첫 번째 확인서 내용 중 시기가 사실과 달랐다. 이 확인서에는 조씨가 2007년 7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영재교육 과정으로 생명공학 이론 및 실험방법을 연수했다고 기재돼 있다.


하지만 김 교수는 검찰 조사에서 "조씨를 정 교수와 함께 2008년 7월 처음 만났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날도 '조씨를 만나기 1년 이전에 활동했다고 기재돼 있는 건 명백히 사실과 다르지 않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김 교수는 "확인서를 써준 게 2009년 8월인데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날짜를 편하게 써준 것 같다"며 "내가 소홀했다"고도 말했다.


김 교수는 마찬가지로 조씨의 서울대 의전원 입시 당시 증빙서류로 제출된 두 번째 확인서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증언했다. 이 확인서에는 조씨가 2008년 3월부터 2009년 2월까지 인턴으로서 조류 배양 및 기초 실험을 진행을 했고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제가 너무 좋게 써준 것"이라며 "부끄럽다"고 말했다. 또 검찰이 오전 재판 증인으로 나온 A씨의 증언을 빌어 '조씨가 2009년 2월 이전 실험실에 나온 적이 없다는데 맞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대답했다. 시기와 내용이 모두 허위로 작성됐다는 것이다.


세 번째 확인서와 네 번째 확인서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같은 대답을 했다. 2009년 3월부터 그해 8월까지 인턴으로서 조류 배양 및 학회발표 준비를 했다는 세 번째 확인서에 대해선 "조씨가 실험실에서 현미경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을 봤을 뿐 같은 실험실 대학원생들에게조차 어떤 활동을 했는지 듣지 못했다"며 "학회 발표 자료 준비를 했다는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해 8월 일본에서 개최된 국제학회 참석과 관련된 네 번째 확인서에 대해서는 "조씨가 포스터 발표 당시 서 있던 것만 기억이 난다"며 "실제 기여한 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검찰이 '허위 문서를 만든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사실 체험활동 확인서를 고등학교에서 어떻게 쓰는 지도 몰랐다"며 "정 교수가 각 학기에 맞춰야 한다고 해서 기간을 맞게 수정하고 활동내역을 쓰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정 교수는 이렇게 발급받은 확인서를 조씨의 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활용했다. 검찰은 이를 '허위인턴 경력'이라고 보고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엇갈린 공주대 사제간 증언…정경심 딸 활동 확인서는 '허위' 원본보기 아이콘


◆고등학생으로 논문 저자 등재된 건 조민이 처음 = 김 교수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 측 신문이 끝나자 재판부의 질문이 이어졌다. 재판부는 김 교수에게 조씨와 같이 확인서를 써주거나 논문초론에 이름을 올려준 다른 사례가 있는지 물었다.


김 교수는 "학생들의 요구를 받은 적은 있지만 실제 활동서는 발급해 준 적이 없고, 논문의 경우는 소위 숟가락만 얹으면 싸움이 나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등 기여를 해야 이름을 올려준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등재된 사람 중 고등학생은 조민 뿐이냐'고 묻자 김 교수는 "맞다"고 대답했다.


김 교수는 재판부가 오전 재판의 증인 A씨 증언을 빌어 "어항 물갈이를 지시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지시한 적이 없다"며 "A씨가 알아서 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 '일본 국제학회 당시 조씨의 역할은 같이 있던 A씨가 더 잘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느냐'는 재판부 질문에는 "맞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모든 신문을 마치고 김 교수에게 본인이 느꼈던 감정 등을 자유롭게 발언할 기회를 줬다. 이에 김 교수는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확인서를 만들 때 좀 더 엄정하게 따져야 했는데 결국 마음이 약해서 대학입시에 활용되고 그 학생(조민)을 망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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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오는 29일 재판에 조씨를 논문 제1저자로 얹어준 단국대 의대 장모 교수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증인으로는 장 교수 외 이 대학 대학원생 B씨 또한 출석할 예정이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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