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5월 생산 감소폭 확대 예상
수출 감소 등 7월까지 코로나 여파 지속될 듯
현기차 협력사 3개월간 필요 유동자금 10조7000억원
66% 이상 車부품사, 정부 P-CBO 지원 사각지대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매출 급감이 현실화하면서 현대기아자동차 협력사들이 3~4개월 단기로 필요한 유동 자금만 10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내놓은 유동성 지원책에 부합하는 기업의 신용등급 기준이 현실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데다 6월 이전까지 유동성을 적시에 공급하지 못하면 생태계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현대기아차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최대 규모의 협력사를 보유한 현대기아차 1ㆍ2차 협력사가 4개월 이내 필요한 유동성은 약 10조7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전날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완성차 5개사 사장 간담회에 참석한 공영운 현대차 사장은 "현재 위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동성 대응"이라며 "현장 금융기관들이 기업 신용등급을 보고 대출 지원을 하고 있어 정책 지원이 미치지 못하는 기업들에 대한 유동성 공급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오원석 현대기아차 협력회 회장도 "3월부터 수출 물량이 팔리지 않거나 주문 취소가 시작되고 있어 7월 중순까지는 지금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악의 경우 매출 30%가 감소하면 협력사 유동성 공급에만 10조7000억원 이상의 자금 수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이 21일 오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대회의실에서 국내 완성차 및 부품 업체 등을 만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자동차업계 간담회'를 갖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자리에는 현대?기아차, 쌍용차,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 국내 완성차 5개사를 비롯한 부품 업체 관계자,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등이 참석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성윤모 산업부 장관이 21일 오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대회의실에서 국내 완성차 및 부품 업체 등을 만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자동차업계 간담회'를 갖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자리에는 현대?기아차, 쌍용차,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 국내 완성차 5개사를 비롯한 부품 업체 관계자,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등이 참석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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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의 해외 공장은 4월 들어 속속 가동을 재개하고 있으나 해외 주문 물량이 급감하면서 5월 생산량은 4월보다 감소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 국내 공장이 비록 낮은 가동률이지만 꾸준히 돌아간다 해도 국내 생산량의 수출 비중이 65%에 달해 협력사들은 7월 이후까지도 여파가 지속된다고 보고 있다.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P-CBO 프로그램이 신용등급 'BB-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국내 3365개 부품사의 66%에 달하는 B등급 기업들은 실질적인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업계에서는 6월 이전까지 3조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해주지 못할 경우 '골든타임'을 놓쳐 생태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P-CBO 발행 기준을 'B등급 이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5~7월까지 대금 지급이 불가능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1차 협력사의 3개월분 매출 채권을 1년 동안 유예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대기아차의 2차 협력사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진 가운데 당장 시급한 인건비 문제도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절차가 까다로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현대차 2차 협력사 대표는 "1차 협력사의 자금난으로 2차 협력사까지 자금줄이 막힌 상황"이라며 "최소한 고용 유지를 위해서라도 고용유지지원금의 복잡한 신청 과정을 간소화 해야 한다"고 했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다른 완성차와 협력사들의 사정은 더 나쁘다. 르노삼성과 쌍용차, 한국GM 등 각사는 4월 수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2.9%, 51.1%, 31.2%씩 급감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프랑스의 고용 정책과 현 상황을 비교하며 자동차 산업 전체를 특별고용유지 산업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는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는 코로나19 같은 비상 시기에는 맞지 않다"며 "프랑스의 경우 반나절 근무도 가능한 탄력적 고용유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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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간담회에서 자동차 업계는 긴급 유동성 지원 33조원을 포함한 내용의 건의를 정부에 제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설비 가동과 인건비 등 고정비에서만 약 25조원의 유동성이 부족하고 무역시스템 가동 비용 및 해외차입금 지원에 17조원이 소요, 총 42조원의 유동성 차질이 예상된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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