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회사채 신속인수제 신청…채권은행과 금액 협의중
채권단 "대주주의 강도 높은 자구노력 선행돼야"

"이번엔 대한항공" 금융지원 나선 채권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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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대한항공에 대한 채권단 지원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원방안으로는 대한항공의 회사채 직접매입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대주주의 보다 적극적인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내세우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다음달 회사채 신속인수제 신청을 위해 채권은행과 함께 금액 규모 등을 협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채권은행이 지원하는 회사채 신속인수제는 차환발행심사위원회를 거쳐 편입 여부를 결정한다. 다음달 대한항공이 신청하면 차환발행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치게 된다. 여기서 안건이 통과되면 차환물량의 최대 80%를 산은이 총액 인수한다. 현재 참여 기관의 최종 협약식을 준비 중인 회사채 신속인수제는 산은이 회사채 총액의 80%를 인수하고 20%는 발행 기업이 자체 상환해야 한다.

금융권에서는 전망하는 대한항공의 신청 규모는 5000억원 가량이다. 이달 2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고 월 최소 고정비용만 4000억원에 이른다. 지난달 자산유동화증권(ABS) 6228억원을 발행했지만 이달 안에 모두 소진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단은 일단 대한항공이 필요한 자금을 회사채 신속인수제로 해결한 뒤 올 하반기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 규모 등을 고려해 추가 자금 지원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내달 회사채 신속인수제 시행을 위한 회사채 직매입 세부안이 곧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채와 ABS, 차입금 등 대한항공이 올해 안에 갚아야 할 금액은 총 4조원 정도다. 이 가운데 상반기 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만 1조2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전 직원의 70% 이상이 6개월간 순환휴직에 들어가는 한편 임원진은 월 급여의 30∼50%를 반납하기로 하는 등 각종 자구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송현동 부지, 왕산마리나 등 유휴 자산과 비수익 사업의 매각을 추진하며 최근 '삼정KPMGㆍ삼성증권' 컨소시엄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기도 했지만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은 최근 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증자에 성공할 경우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내는데 더욱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대한항공은 직ㆍ간접적으로 정부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채권단은 대한항공의 자금 현황 등 자료를 넘겨받아 들여다보고 있다. 정부의 대기업 지원 대책 마련이나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앞선 정지작업인 것. 다만, 채권단은 대주주 등의 더욱 적극적인 '액션'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에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사주 일가의 갑질과 경영권 다툼으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했을 때 자칫 대기업에 대한 특혜 시비로 논란에 휩싸일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채권단은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대주주의 고통분담 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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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1조원 유상증자와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원에 앞서 대주주가 더욱 적극적인 모습으로 고통분담과 강도 높은 자구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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