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정당 '교섭단체 생존' 저울질…21대 국회, 꼼수로 문 여나
공수처장 임명·상임위 배분·정당보조금 등 실익 셈법
당 내부서도 '꼼수정치' 비판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오는 6월 개원하는 21대 국회가 '꼼수정치'로 시작될까. 거대 양당이 총선을 앞두고 만든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흡수하지 않고 교섭단체로 남기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상임위원회 배분, 정당보조금 등 눈에 잡히는 이익 때문인데 다른 당은 물론, 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먼저 운을 띄운 것은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다. 당초 미래한국당은 선거 직후 모(母)정당인 미래통합당으로의 흡수통합이 예견됐으나 원 대표는 시점을 미뤘다. 그는 "정부와 여당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교섭단체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우희종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도 맞대응 차원에서 해산 기한을 늦추는 방안을 언급했다.
양당이 교섭단체 가능성을 열어둔 표면적인 이유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임명 때문이다. 오는 7월15일 출범할 공수처의 초대 처장은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가 결정하는데, 위원 7명 중 2명을 야당 교섭단체가 추천하게 돼 있다. 의결은 7명 중 6명이 동의해야 한다. 미래한국당은 교섭단체를 유지해 야당몫 추천위원을 미래통합당과 나눠갖고 거부권을 쥐고 있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더시민당은 교섭단체를 유지해 야당몫 추천위원 중 1명을 차지, 더불어민주당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뛰어넘는 실익도 있다. 국회는 임시국회 일정과 주요 법안 처리 협상 등이 주로 교섭단체 중심으로 이뤄진다. 향후 상임위원장 배분 역시 교섭단체가 가져간다. 정당보조금도 교섭단체에게 우선 절반을 배분한 후 나머지 50%를 전체 정당에게 나눠주도록 하고 있어 액수에 차이가 크다. 사실상 한 몸이지만 정당을 쪼개 교섭단체를 늘릴 경우 손에 잡히는 이득이 더 큰 셈이다.
미래한국당과 더시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각각 19석, 17석을 얻었다. 1석, 3석만 확보하면 교섭단체를 만들 수 있다. 미래한국당은 무소속으로 당선된 미래통합당 출신 당선자, 더시민당은 열린민주당 혹은 정의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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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꼼수정치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기간 내내 '형제정당'임을 강조해온데다 비례용 위성정당을 만들 때보다도 명분이 적다. 자리 나눠먹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탓이다.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미래한국당은 한 술 더 떠 합당에 정무적 판단을 운운하고 있다"며 "그 당이 자력갱생한 정당인가"라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논평을 내고 "꼼수가 꼼수를 정당화해 또다른 꼼수로 이어지고 있다"며 "거대양당 대결정치의 폐해가 21대 국회에 상흔을 남기고 민주주의를 손상시킬 것이 두려울 따름"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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