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고비 넘겼지만…두산 앞에 놓인 험난한 길
자산 매각 자구안 제출
채권은행단 실사 착수
내달 초 결과 나오지만
자금 방안 쉽지 않고 의견差 여전
정부가 자금난을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통해 1조6,000원을 수혈하기로한 27일 서울 동대문구 두산타워 건물이 보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이기민 기자] 두산중공업의 경영 정상화 과정이 채권은행단의 실사 착수로 한 고비를 넘기게 됐다. 실사 결과는 다음달 초 나올 예정이며 채권단의 두산중공업 구조조정 방안 자료로 활용된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을 포함한 두산그룹의 앞날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두산그룹이 '뼈를 깎는 자세로 마련했다'며 자구안을 제출했지만 채권단과의 의견 차가 여전한 데다가 계열사 및 자산 매각 등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자금 방안도 쉽지 않은 탓이다.
14일 업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재무구조 개선과 계열사ㆍ사업부 매각 계획 방안이 담긴 자구안을 제출한 두산그룹은 채권단의 강도 높은 검증과정을 받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은행단은 삼일회계법인을 실사 담당기관으로 선정하고 두산그룹과 두산중공업 실사에 착수했다. 채권단은 "두산그룹이 제출한 이번 자구안의 타당성 및 실행가능성, 구조조정 원칙 부합 여부, 채권단의 자금지원 부담 및 상환 가능성, 국가 기간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두산그룹과 협의를 거쳐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수출입은행은 오는 27일 만기가 예정된 두산중공업의 5억달러(약 6000억원) 규모 외화공모사채 대출 전환과 관련해 조만간 은행 내 최상위의결인 '확대여신위원회'에 관련 안건을 올려 지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수은은 2015년 4월 두산중공업이 이 외화공모채를 발행할 때 지급보증을 섰다. 두산중공업이 이를 상환하지 못하면 수은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대출전환이 유력하다.
시중은행 채권단은 기존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는 방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추가 자금 지원에는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의 두산중공업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각각 1조4000억원, 7800억원이다. 시중은행 중에는 우리은행이 2270억원으로 가장 많고 SC제일은행 1700억원, 농협은행 1200억원 등이다.
두산은 채권단과 자구안에 최종 합의하기까지 눈앞에 다가오는 난관도 뚫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탄력을 받았던 솔루스 지분 매각이 삐걱거리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솔루스의 유력 인수대상이었던 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의 계약이 매각가격 등의 의견 차이로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솔루스는 ㈜두산에서 인적분할한 회사로 ㈜두산과 박정원 회장의 특수관계인이 보통주 50.48%와 우선주 11.04%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보통주가 매각 대상으로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매각 가격을 6000억~8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솔루스와는 달리 현재 거론되고 있는 다른 사업부와 계열사 매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두산중공업 사업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석탄화력발전 사업이나 두산중공업 내 담수화플랜트 및 수처리 설비를 담당하는 WATER 사업부도 매각 후보다. 또한 신분당선 운영사인 네오트랜스, 산업용 난방보일러ㆍ금속탱크 제조회사인 두산메카텍 등도 거론된다. 신분당선 운영사인 네오트랜스는 두산중공업의 100%자회사인 두산건설이 42.85%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사업 가치가 있는 솔루스와 달리 다른 사업부나 계열사는 매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현재 두산의 상황을 알고 있는 구매자가 가격 조정을 요구해 협상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나도 3700억 받을 수 있나"…26일부터 한도 없어...
두산중공업의 인건비 등 고정비 절감을 위해 검토 중인 추가 명예퇴직과 유휴인력 휴업도 실제 진행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산은 올해 초 45세 이상 직원 2600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으나 목표치에 못 미치는 지원자 650여명에 그쳤다. 이에 더해 노사갈등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앞서 정연인 두산중공업 사장은 지난달 11일 경영상 휴업 시행을 위한 노사협의 요청' 공문을 보냈으나 노조 측이 "경영진 책임이 우선"이라면서 이를 거부했다. 최근에는 노조는 상위기구인 금속노조 경남지부 운영위원회의에 '두산중공업 구조조정 저지 및 신한울 3ㆍ4호기 재개를 위한 투쟁'을 상정하며 집단 움직임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