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날엔…] 20대 총선 11명, 19대는 단 3명, '무소속 생환' 꿈과 현실의 간극
무소속 후보, 지역 경쟁력 있어도 당선까지는 험로…21대 총선, 어떤 무소속 후보가 살아남을까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9일 서울역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소가 설치되고 있다. 사전투표는 10일부터 11일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산전수전 공중전을 거쳐야 ‘생환(生還)’을 기대할 수 있는 이들. 총선에 출마하는 무소속 후보들에 대한 이야기다.
무소속 후보는 크게 둘로 나뉜다. 현역 의원을 역임했거나 지역 경쟁력을 지닌 후보가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에 나선 경우와 참가에 의의를 두는 무명(無名)의 무소속 출마자다.
당선을 기대하며 무소속을 선택한 유력 정치인은 탈당 이후 힘겨운 상황을 온몸으로 경험한다. ‘당연히’ 당선이 될 것이라 믿으며 출마를 선언했지만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것과 다름 없는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무소속 생환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역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나서 당선의 기쁨을 맛본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는 11명의 무소속 당선자가 나왔다. 영남권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대구 3명, 울산 3명, 부산 1명, 인천 2명, 세종 1명, 강원 1명 등이다.
무소속 당선자의 이름을 확인하면 놀라게 될 수도 있다. 공천을 받지 못한 게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대 총선 당시 대구에서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이는 유승민 의원과 주호영 의원 그리고 홍의락 의원이다. 유 의원과 주 의원은 대구를 대표하는 정치인이지만 20대 총선에서는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나선 뒤 살아 돌아왔다.
9일 서울역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소가 설치되고 있다. 사전투표는 10일부터 11일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원본보기 아이콘울산은 6명의 당선자 중 절반인 3명이 무소속이었다. 동구의 김종훈 후보, 북구의 윤종오 후보, 울주군의 강길부 후보 등이다. 김종훈 후보와 윤종오 후보는 진보 후보 단일화를 토대로 표심을 얻었고, 강길부 후보는 울주군을 상징하는 정치인이다.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당선될 확률이 높은 인물이라는 얘기다.
이른바 ‘믿는 구석’이 있는 후보들은 과감하게 무소속 출마를 결행하지만, 기존 정당을 꺾고 당선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실제로 제16대 총선, 17대 총선, 18대 총선, 19대 총선, 20대 총선에 이르기까지 단 한 명의 무소속 후보도 승리하지 못한 지역이 있다. 한국 정치의 심장인 서울이다. 서울은 2000년 제16대 총선 이후 치른 모든 총선에서 정당 소속 후보들이 당선자에 이름을 올렸다.
20대 총선에서는 그나마 11명의 무소속 후보가 당선의 기쁨을 얻었지만 19대 총선은 더 힘겨운 도전이었다. 광주와 경남, 전북에서 단 3명의 무소속 당선자가 배출됐다. 19대 총선 당시 전국에서 241명의 무소속 후보자가 출마했는데 3명만 당선됐으니 확률은 1.24% 불과하다.
무소속 당선자 3명은 광주 동구에 출마했던 박주선 후보, 경남 거제에 출마했던 김한표 후보, 전북 정읍에 출마했던 유성엽 후보 등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지역 경쟁력을 토대로 유력 정당 후보들과의 대결에서 승기를 잡았다는 점이다.
무소속 후보가 승리하려면 본인 경쟁력은 물론이고 해당 지역을 정치적인 텃밭으로 두고 있는 정당 후보가 약하거나 여러 후보들이 경쟁해 표가 분산되는 등 ‘유리한 구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무소속 간판으로 총선에서 승리하는 게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제21대 총선은 어떤 결과가 나올까. 19대 총선의 3명 당선과 20대 총선의 11명 당선 중 어느 쪽에 가까울까. 11명이 넘는 무소속 후보가 당선될 수 있을까. 21대 총선은 253개 지역구 대부분을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민생당과 정의당 등 다른 정당은 물론이고 무소속 후보들도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그럼에도 주요 지역에서는 경쟁력이 있는 무소속 후보들이 당선을 기대하고 있다. 서울은 관악갑에 출마한 김성식 의원이 눈에 띈다.
인천 동구·미추홀구을에 출마한 윤상현 의원도 무소속 후보 중 생환 가능성이 있는 인물이다. 경기는 의왕·과천에 출마한 민생당 김성제 후보(전 의왕시장), 의정부갑에 출마한 문희상 국회의장 아들 문석균 후보 등이 주목받는 인물이다.
대구는 수성을에 출마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북구갑에 출마한 정태옥 의원 등의 성적표가 관심 사안이다. 강원도는 강릉에 출마한 권성동 의원과 최명희 전 강릉시장의 당선 여부가 관심을 받고 있다.
전북은 군산에 출마한 김관영 의원이 관심을 받는 무소속 후보다. 전남은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지역구에 나선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당선 여부가 관심을 받고 있다.
경북은 경주에 출마한 정종복 전 의원, 김일윤 전 의원의 성적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안동·예천의 권오을 전 의원과 권택기 전 의원, 영주·영양·봉화·울진의 장윤석 전 의원, 상주·문경의 이한성 전 의원도 무소속 후보 중 주목받는 인물이다.
경남은 산청·함양·거창·합천의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무소속 후보 중 관심의 초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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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중 몇 명이나 당선의 기쁨을 얻게 될까. 무소속 후보 중 의외의 당선자가 탄생할 수 있을까. 서울의 무소속 장벽을 넘어서는 인물은 탄생할까. 무소속 후보의 당선 규모와 당선자의 향후 정치적인 선택은 제21대 국회의 관심 포인트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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