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美·캐나다 공장
가동중단 기간 연장 결정
약 5000여명 직원 일시 해고
닛산, 전 세계서 2만여명 해고
美 고용지표 최악 기록할듯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미국 자동차 공장 폐쇄 기간을 연장키로 했다. 경기침체와 맞물린 자동차 수요 급감에 따른 조처인데 2008년 리먼사태 때보다 더 큰 충격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량 해고 사태로 이미 2주 새 1000만건에 달한 미 실업급여 신청 건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요타는 미국 켄터키를 비롯해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공장 가동 중단을 연장하기로 결정하면서 5000여명의 직원을 일시해고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장 재개가 쉽지 않은 데다 수요 감소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의 지난달 미국시장 판매량은 13만5730대로 37% 급락했다. 이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발생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다.
이런 현상이 도요타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이미 혼다와 르노닛산도 미국 공장의 모든 직원에게 일시해고를 통보했다. 닛산은 미국에서만 1만명을 비롯해 영국과 스페인에서 각각 6000명, 3000명 등 전 세계 일시해고 직원 규모만 2만여명에 달한다. 혼다 역시 미국 내 5곳의 완성차 공장에서 노동자 절반에 해당하는 1만명을 대상으로 다음 달 말까지 유급휴직을 실시한다.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도 직원 상당수를 무급휴직 처리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이달 13일부터 2분기 말까지 직급별로 10~30%의 임금을 삭감한다.
공장 가동 중단과 인력 해고는 경제에 악순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영국 리서치기관인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 대수는 지난해보다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요 감소로 공장 가동이 어려우면 고용이 줄어드는데 이는 다시 수요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글로벌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자동차 수요가 3%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충격은 더욱 크다. 이미 독일에서는 신차 등록 건수가 지난해보다 38% 급감했다. 영국에서는 44% 줄었다.
자동차업계에 불어닥친 대량해고 사태로 미국 내 고용지표도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CNBC에 따르면 지난주에도 미국에서 500만명 이상이 실업급여를 신청한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9일 발표된다. 신규 실업청구 건수는 지난달 셋째 주와 넷째 주에 약 1000만건이었는데 3주간 1500만건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실업률은 2월 3.5%에서 3월 4.4%로 급등하며 최악의 고용지표를 나타낸 바 있다. 4월 실업률은 두 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0년간 일자리를 꾸준히 늘리며 총 228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는데 코로나19 사태는 그동안의 성과를 한순간에 무너뜨리고 있다. 미국 내 실업자 수는 3500만명 이상, 실업률은 최대 30%대까지 치솟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전 의장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 경제가 30% 역성장하면서 실업률은 12~13%에 달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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