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자료제출 계획적 위반해 기업집단의 고의성 '현저'시 고발키로
'기업집단 관련 신고 및 자료제출의무 위반행위에 대한 고발지침' 제정안 행정예고
의견수렴 후 6월 중 확정·시행 예정
[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앞으로 대기업과 지주회사 등 기업집단 관련 신고·자료제출시 계획적으로 이를 위반한 경우 공정거래위원회가 고발조치하기로 했다. 그동안 공정위는 명문화된 기준 없이 사안별로 고의성과 경미성 등을 고려해 고발 또는 경고조치 등을 해왔는데 이번에 보다 명확한 명문화된 기준를 마련한 것이다.
9일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집단 관련 신고 및 자료제출의무 위반행위에 대한 고발지침' 제정안을 오는 29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기업집단 규제의 본연에 해당하는 부당 지원 행위 금지와 상호출자·채무 보증 금지 등 실체법적 의무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기존 고발 지침이 마련돼 있었다. 하지만 기업집단 관련 신고·자료제출 의무 위반 행위는 시정조치 등 행정처분 없이 공정거래법 제67조 및 제68조에 형사처벌만 규정돼 있다. 이에 그동안 공정위는 사안별로 고의성과 경미성 등을 판단해 고발 여부를 결정해 왔다.
이 탓에 앞선 신세계와 부영그룹 등 위원회가 고발하지 않기로 판단했을 때는 '봐주기'라는 비판을, 최근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GIO)를 고발했지만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자 '과도하다'는 논란이 불거졌었다.
이에 공정위가 기업집단 관련 신고·자료제출 의무 위반행위에 대한 법 집행의 일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고발지침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고발지침은 행위자의 의무위반에 대한 인식가능성과 의무위반의 중대성을 바탕으로 고발 기준을 설정했다. 인식가능성은 행위 당시 행위자의 의무위반에 대한 인식 여부와 행위의 내용·정황·반복성 등에 따른 인식가능성 정도를 고려해 판단한다. 그 정도는 현저한 경우와 상당한 경우, 경미한 경우로 구분했다. 중대성도 위반행위의 내용·효과와 경제력집중 억제시책의 운용에 미치는 영향 등을 판단해 현저·상당·경미로 구분한다.
다만 인식가능성과 중대성의 경중은 결국 공정위가 판단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인식가능성의 경우 구체적으로 ▲위반행위가 계획적으로 실행된 경우 ▲제출자료에 허위 또는 누락이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고 승인 내지 묵인한 경우 ▲공정위의 자료 제출요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한 경우 등은 '현저'하다고 판단한다. ▲지정자료 제출 시 제출의무자 또는 대리인 본인이 지분 대다수를 소유한 회사를 누락하거나 허위기재한 경우 ▲주식소유현황 자료 제출 시 동일인이 소유한 주식현황을 누락하거나 허위기재한 경우 ▲친족관계, 거래관계, 출자관계 등에 비춰 행위자가 제출자료에 허위 또는 누락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한 경우 ▲최근 3년 내 동일한 위반행위로 공정위로부터 경고 이상의 조치 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는 '상당'으로 ▲행위 당시 행위자의 의무위반 인식가능성을 추단하기 어려운 경우 ▲행위 당시 행위자가 의무위반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객관적인 자료 등을 통해 입증된 경우 ▲일부 자료를 오기했으나 함께 제출한 다른 자료를 통해 사실확인이 가능해 이를 허위로 제출할 실익이 없는 경우 등은 위반 정도가 '경미'한 것으로 본다.
공정위는 이 같은 사례를 바탕으로 행위자의 의무위반에 대한 인식가능성과 의무위반의 중대성의 정도를 함께 고려해 고발 여부를 판단한다. 인식가능성이 현저한 경우와 인식가능성이 상당한 경우로서 중대성이 현저한 경우에는 고발한다. 하지만 인식가능성이 상당한 경우로서 중대성이 상당하거나 경미한 경우에는 고발하지 않는다. 다만 인식가능성과 중대성이 모두 상당한 경우에는 자진신고 여부와 기업집단 소속 여부 등을 고려해 사안에 따라 고발할 수 있다.
인식가능성이 경미한 경우에도 고발하지 않는다. 다만 행위자의 의무위반 인식가능성 유무에 대한 사실 확인이 곤란한 경우로서 중대성이 현저한 경우에는 수사기관에 통보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고발지침(안) 마련으로 기업집단 관련 절차적 의무위반에 대한 고발기준이 구체화·체계화돼 공정위 법집행의 투명성 및 신뢰성이 향상될 것"이라며 "기업집단의 고의적인 허위신고?자료제출에 대한 경각심이 제고돼 법 준수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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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행정예고 기간 동안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올 6월 중 제정안을 확정·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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