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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만 유리하게"…'셀프손해사정' 개선안 마련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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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만 유리하게"…'셀프손해사정' 개선안 마련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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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자영업자 김상식(41)씨는 물건을 배달하다 상대방 차량의 갑작스러운 끼어들기로 교통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김씨는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물건이 대부분 망가져 상대편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상대편 손해사정사라며 보험금을 줄 수 없다는 연락이 왔다.


김씨도 주시 태만 등 책임이 있다면서 어느 정도 수준에서 합의를 봐야한다고 종용하기까지 했다. 김씨는 "상대방 보험사에 전속된 손해사정업체에서 나온 사정사였다"며 "소송을 하더라도 한 푼도 받을 수 없다는 얘기에 합의를 볼 수 밖에 없었다"고 속상해했다.

생명ㆍ손해보험협회가 보험금 분쟁의 불씨로 지목되고 있는 셀프손해사정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손해사정은 보험 사고를 전문적으로 조사하고 결과에 따라 회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해야할 보험금을 결정하는데 핵심적인 과정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손해사정사들이 상위 보험사에 사실상 종속돼 있어 보험금 삭감에 앞장서고 있어 모기업에 유리한 셀프 손해사정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보험사와 손해사정업체의 관계가 밀접한 국내 사정 상 공공 손해사정기관을 설치해야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ㆍ손보협회는 민원 발생율이 높은 보험금 지급단계 민원 해결을 위해 소비자 측의 손해사정사 선임 현황 공시 작업을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상반기 중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며 손해사정사 선임 요청 건수, 보험사의 동의ㆍ부동의 건수 등이 공시된다.

생보협회가 손해사정사 선임 현황을 공시하기로 한 것은 그만큼 보험금 분쟁에서 보험사에 종속된 손해사정사들의 셀프산정이 많고 고객들이 제대로 보상을 받기 힘든 구조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국내 손해사정업계는 크게 대형 보험사의 자회사와 보험사 전속 업체로 구성된다. 보험사 자회사로는 삼성생명의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 등 12개사가 운영 중이다.


자회사는 아니지만 보험사와 전속 계약을 맺은 업체도 14개에 달한다. 셀트럴손해사정(삼성화재), 지니손해사정(현대해상), KG손해사정(KB손해보험) 등 상당수가 해당 보험사 출신 임직원들이 퇴사 후 설립한 유사 자회사 형태다.


모기업인 보험사의 경영방침에 따라 업무목표나 성과율 등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손해사정사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했다 하더라도 업무 처리의 기준이 되는 메뉴얼을 만든 보험사에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해당 손해사정 회사들이 올리는 수익도 사실상 모기업이나 그룹 계열사에서 대부분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2018년 기준 보험사 자회사 손해사정업체 12곳이 모기업이나 보험 관련 계열사와 거래를 통해 올린 수익은 1조654억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공정성을 위해 공공 전문 손해사정기관에서 사정업무를 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은경 경성대 교수는 "보험분쟁은 다른 금융상품 분쟁보다 월등히 높으며 보험은 단순 금융상품이 아니라 대다수의 국민이 가입한 만큼 공공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금융감독원 내 보험분쟁조정 기능을 공공 전문 손해사정기관에서 전담해야 한다"고 멀했다.


이어 박 교수는 "손해사정사는 위임주체를 위해 손해액을 산정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와 보험사의 균형 있고 정당한 보험금 지급을 위해 공정한 손해사정업무를 실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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