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은성수 금융위원장 "기업자금 위기설, 사실 아냐"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업자금 위기설'과 관련해 "사실에 근거한 주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코로나19에 따른 최근 금융시장 불안을 둘러싸고 각계에서 제기되는 우려에 대해 언론 등을 향한 '공개서한'을 보내 이렇게 밝혔다.
은 위원장은 "과거에도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자금 위기설이 반복적으로 등장했으나 지나고 보니 과장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금융위가 첨부한 최근 현안 관련 일문일답이다.
▲일각에서 '기업자금 위기설'을 제기하는데 실체가 있는 주장인지?
=사실에 근거한 주장이라 보기 어렵다. 과거에도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자금 위기설이 반복적으로 등장했으나, 지나고 보니 과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위기설은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불필요하게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언급되는 특정 기업의 자금사정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정부는 금융권과 함께 금융권 자금흐름 및 기업의 자금수요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으며, 필요시 적기에 대처하겠다.
▲정부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기업어음(CP) 등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있는데, 어중간한 대책으로는 손볼 수 없을 만큼 이미 늦어버린 것은 아닌지?
=그렇지 않다. 최근 CP 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3월 분기말 효과가 있었고, 비단 우리만의 현상은 아니다 이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다. 또한 CP 스프레드가 미국 등 다른 국가와 비교해서 많이 벌어진 것은 아니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시에는 379bp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특히, 채권시장안정펀드가 본격 가동 중인 지난 2일 이후에는 기업발행희망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되는 등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곧 나아질 것"이라거나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정부의 상황 인식이 안이하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부는 상황의 심각성과 긴박함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100조원+@ 규모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마련(3.24)한 것이다. 아울러, 한국은행도 3월26일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방침을 발표하고 실제 RP매입 등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한은법 제80조에 따라 비은행금융기관에 대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일시적 유동성 문제로 기업이 도산하는 일은 막겠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다. 기업의 규모, 업종 등을 제한하지 않고 이미 마련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적시에 필요한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
▲기업의 자금조달이 크게 증가했는데, 기업들이 만성적ㆍ총체적 자금부족 상황에 처한 것 아닌지?
=올해 1분기 기업의 자금조달 증가폭은 지난해 1분기 대비 크게 확대(+46.1 → +61.7조원)됐다. 이를 가지고 기업이 총체적 자금부족 상황에 처했다고 분석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기업 자금조달도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증가한 측면도 있지만, 은행 등 금융권이 기업의 수요에 맞춰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또한 이 과정에서 기업의 자금조달 구조도 질적으로 개선됐다. 기업의 자금조달 구성을 보면 CP 등 단기자금조달 증가세는 둔화되고, 대출ㆍ회사채 등 장기자금조달 규모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채권시장안정펀드 첫날 회사채 등 매입이 불발됐다. 계산기만 두드리느라 당초 시장안정 효과는 못내고 있는 것 아닌지?
=채안펀드는 자금조성을 마치고 2일부터 본격 가동 중이나, 이후에는 기업발행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채, CP 등은 시장에서 자체 소화되는 것이 바람직한 만큼, 시장에서의 조달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금리 등의 측면에서 시장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향후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시장수급 보완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적극 수행해 나갈 것이다.
▲채권시장안정펀드 매입대상이 아닌 회사채, CP는 지원하지 않는 것인지? 망할 회사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살릴 회사만 살려야 한다고 보는 것인가?
=저신용등급 회사채 등은 채안펀드 매입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채안펀드는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높은 우량기업의 채권발행을 지원해 시장의 마찰적 경색 상황에서 시장수급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은행이 한은법 제80조에 근거해 비은행금융회사에 대해 대출을 지원할 경우 채안펀드의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여력이 생기면 저신용등급을 일부 포함시키는 것도 고려 가능하다. 그러나 채안펀드의 채권매입 대상이 아니라고 해서 해당기업을 포기하거나 지원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채안펀드 매입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회사채, CP에 대해서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회사채 신속인수 등 다른 정책금융기관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대기업 지원과 관련해 자구노력, 일부부담이 필요함을 강조하는데 이는 반(反)기업정서에 편승하는 것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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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려는 취지가 아니다. '민생ㆍ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 100조원+@' 이용을 원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의 규모, 업종 등을 제한하지 않고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그렇다고 '100조원+@'로 기업자금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는 없다. 따라서, 소상공인ㆍ중소기업과 달리 시장접근이 가능한 대기업에 대해 1차적으로 거래은행ㆍ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을 권유한 것이다. 대기업 역시 정부 이용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으나, 금리, 보증료율 등에서 일정부분 부담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취지다. 또한,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이용이 어려울 경우에는 자구노력을 전제로 국책은행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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