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의 車]해외 부품망 붕괴…이달 '1차 쇼크' 온다
국내외 완성차 및 부품사 미국·유럽 등 공장 셧다운…4월 해외 부품 조달 차질 본격화
車부품 협력사 "4월 중순께 1차 유동성 보릿고개 온다"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우수연 기자] #현대기아자동차 1차 부품 협력사 A사는 원청사가 미국과 폴란드, 인도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덩달아 현지 라인을 멈춰세웠다. 급기야 유럽 공장 가동 중단으로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인도에서 폴란드 공장으로 항공편을 이용해 부품을 긴급 조달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당장 직원에게 지급할 임금도 부족한데 비싼 항공 화물 비용까지 늘어난 셈이다. A사 해외 법인 관계자는 "4월 2주 차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해소 국면에 접어든다면 생존이 가능하지만 3주 차부터 5월까지 장기화하면 유동성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부품 협력사 B사는 이달 현대기아차 북유럽과 미국 등 현지 공장 셧다운으로 매출액이 4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공장은 그나마 가동 중이지만 수요가 부족해 가동률은 20~30% 수준에 그쳐 유동 자금이 사실상 말랐다.
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로부터 입수한 '코로나19 관련 기업애로지원센터 자동차 업체 동향 보고'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및 부품 협력사들은 이달 들어 해외시장으로부터 부품 조달 차질이 본격화하면서 매출 급감과 함께 1차 유동성 위기를 넘어야 하는 상황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부터 미국과 유럽의 완성차 업체가 연쇄 셧다운에 들어가면서 부품사의 경우 3월 매출 감소율이 이미 20~30%에 이르렀는데 이달에는 낙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다.
글로벌 공급망의 차질로 생산 비용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해외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의 경우 해외와 국내 공장 간 신속한 부품 수급을 위한 항공 운송비 추가 발생 등으로 이달 중순께부터 유동성 문제가 심각하게 부각될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계에 닥친 유동성 위기는 비단 부품 협력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완성차 5위 쌍용자동차는 이날부터 라인별 순환 휴업에 돌입했다. 부품 수급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라인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나 사실상 일감이 없어 공장을 돌리지 못하는 처지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수출 길이 막히고 해외 현지 생산 생태계가 붕괴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당장 기댈 곳은 내수시장뿐이다. 지난달 국산차 5개사의 해외 판매는 전년 대비 21% 줄어든 44만6801대를 기록한 반면 내수 판매는 15만대로 오히려 10%가량 늘었다.
구매력이 뒷받침된 내수시장을 토대로 자동차 업계가 유동성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활성화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해외 판매 급감에 따른 유동성 지원이 시급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내수 판매를 촉진할 정책이 절실하다는 게 업계의 호소다. 이를 위해 KAMA는 공공기관의 구매력을 올해 상반기 집중하고 자동차 취득세 감면, 개소세 인하 연장 등 내수 활성화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생산 유연화를 위한 특별연장근로 인가 허용 등 다양한 방안을 속도감 있게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나도 3700억 받을 수 있나"…26일부터 한도 없어...
정만기 KAMA 회장은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생산 차질과 수요 위축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우리 자동차 산업의 생태계도 붕괴 위험에 처했다"면서 "중소 협력 업체의 줄도산 우려가 커졌고 일부 완성차 업체의 현금흐름도 안심하기 힘든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공공기관 구매력을 집중 실현하는 등 향후 수요 급감을 내수가 대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 지원책을 펴야 한다"면서 "100조원 금융 패키지에 의한 기업 유동성 공급이 현장에서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현장 지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