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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인가, 악몽인가" 코로나19로 주목받은 줌, 이제 폭격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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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축복인가, 악몽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승승장구했던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이 단기간 급성장에 따른 역풍에 휩싸였다.


이른바 주머(Zoomer), 줌 유니버시티(Zoom University)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주목받은 지 몇달 되지 않아, 사이버 보안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화상 수업 등에 해커들이 무단 침입해 포르노 영상을 틀고 나가는 등 '줌 폭격(ZOOM-BOMBING)'이 각지에서 이어지면서 미국 연방수사국(FBI)마저 줌의 보안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줌을 사용하지 말라"는 보안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잇따른다.

◆원격근무·강의로 이용자 급증…주가도 치솟아=지난해 나스닥에 상장된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즈는 최근 각지에서 원격 근무와 강의 도입이 확산되며 코로나19발 수혜를 입은 대표적 승자로 꼽힌다. 한 번에 100명이 동시에 화상회의에 참여할 수 있는 줌은 재택근무 중인 직장인들의 회의부터 온라인 수업, 지인들과의 모임, 소개팅에 이르기까지 언택트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세계 지도자 중 최초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앞서 내각회의에서 줌을 사용하는 모습을 직접 인증하기도 했다.


줌의 폭발적인 인기는 이용자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JP모건은 줌의 일일 활성 이용자 수가 지난 연말 대비 340%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앱토피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기준 줌 애플리케이션의 다운로드 건수는 213만건에 달한다. 불과 두달 전 5만6000건에서 단기간 내 수요가 폭증한 것이다. 연초 주당 60달러선이었던 줌의 주가는 최근 160달러선까지 치솟았다가 31일(현지시간) 146.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410억달러 규모로 확대됐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글로벌 증시에서 보기 드문 상승세다.


특히 9년차 스타트업인 줌의 성장은 코로나19 확산 후 페이스북, 구글, 넷플릭스 등 IT공룡들을 중심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가 급증한 가운데서도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지난해 상장 당시 "커뮤니케이션의 미래는 비디오가 될 것"이라던 에릭 유안 최고경영자(CEO)의 선언이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사태로 인해 더 빠르게 현실화한 셈이다.

주요 외신들은 줌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팀즈, 슬랙 등 비슷비슷한 화상회의 플랫폼을 모두 제치고 화상회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이유로 처음 플랫폼을 접하는 이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편의성 등을 꼽는다. 줌은 1대 1은 무제한, 3명 이상 참여 시 40분까지 무료다. 무료 버전의 경우 한번에 참석 가능한 인원이 100명에 달해 스카이프(50명)의 두 배 규모다. 특정 사용자에게 일대일 메시지를 보내거나 녹화도 할 수 있다.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통해 화상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통해 화상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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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줌 폭격…음란물, 혐오영상, 차별발언 공격=하지만 단기간에 이룬 급성장 뒤에는 논란도 따라오고 있다. '줌 폭격' 등 주요 사이버 공격 타깃이 되는가 하면 개인정보 이슈로 소송도 제기됐다. 신조어인 줌 폭격은 화면 공유기능을 통해 음란물, 혐오영상을 트는 등 악의적인 목적으로 줌 화상회의나 수업을 방해하는 일종의 트롤링(trolling)을 가리킨다.


미국 FBI 보스턴 지부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음란물, 혐오영상 등으로 인해 줌 화상회의가 중단됐다는 신고를 여러차례 받았다"며 이용자들이 사이버보안 등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고했다. 외설적인 영상·사진 배포는 물론, 인종 차별, 성차별 발언 등도 이에 포함된다.


최근 매사추세츠주에 위치한 한 고등학교의 화상수업은 신원 미상의 이용자가 욕설을 퍼부은 후 교사의 집 주소를 외치면서 중단됐다고 FBI는 설명했다. 캘리포니아주의 또 다른 고등학교에서도 다수의 외부 이용자가 접속, 중앙화면에 음란물 이미지를 띄우는 상황이 보고됐다.


줌의 이름을 딴 도메인도 최근 몇주간 급증한 상태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사이버 공격의도가 의심되는 도메인들로 파악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최근 코로나19로 줌의 인기가 높아지며 사이버 범죄자들이 가장 많이 노리는 타깃이 됐다고 평가했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줌을 이용하지 말라는 전문가들의 비판도 잇따른다. 보안 연구원 조나단 리스츄는 줌이 조명받기 이전부터 해당 플랫폼에서 이용자의 웹캠 기기 등을 해킹할 수 있는 심각한 버그를 발견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논란이 이어지자 레티샤 제임스 미국 뉴욕 검찰총장 역시 서한을 통해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이용량 증가 추세를 감안할 때 줌의 보안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해당서한에는 줌을 '필수적이고 가치있는 통신 플랫폼'으로 평가하면서 악의적인 의도의 제3자가 화상통화에 접속할 수 있는 취약성, 보안상의 결함을 꼬집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페이스북 등 IT공룡들이 거쳐갔던 개인정보 유출 논란은 결국 법적공방으로 이어질 태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 이용자는 지난달 30일 줌의 본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연방법원에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달 26일 머더보드의 실험을 통해 아이폰에서 줌을 접속한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동의절차 없이 페이스북으로 전달되는 오류가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줌은 다음 날 문제를 수정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했지만 여전히 개인정보 유출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어 줄소송 가능성도 제기된다.


줌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사용자들의 프라이버시, 보안, 신뢰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인지하고 바라보고 있다"며 "코로나19 팬더믹 기간 동안 전 세계 병원, 학교, 기업들이 연결되고 운영될 수 있도록 24시간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급 조명을 받게된 줌으로선 보안·개인정보 이슈를 해결하면서 안정적으로 트래픽을 운영하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된 셈이다. 다만 이는 페이스북, MS 등 IT공룡들에게도 어려운 숙제로 평가된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난 후 얼마나 많은 사용자들이 남게될 것인가도 관건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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