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학원 개원에 "괜찮아" vs "아직 위험" 갑론을박
대표적인 학원가 강남·서초구 학원·교습소 83.1% '수업중'
학생들 "더 이상 휴원 안돼" vs "감염 위험성 여전히 높아"
정부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을"…전문가 "개인간 접촉 줄여야"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우리 학원은 관리 시스템이 있어 괜찮아요.", "여기서 더 쉬면 환불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속에 이번 주부터 문을 여는 학원들이 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개원을 환영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감염 확산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동시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발표에 따르면 17일 기준 서울 시내 학원·교습소 2만5231곳 중 23.8%인 6001곳만이 정부 권고에 따라 휴원했다. 이는 지난 13일 같은 시각 기준 휴원율인 42.1%(1만627곳) 대비 18.3%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특히 대표적인 학원가인 강남·서초구 학원·교습소 83.1%는 문을 연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 10곳 종 8곳은 개원한 셈이다.
앞서 한국학원총연합회는 "15일까지는 적극적으로 휴원에 동참하되 코로나19가 지역별, 학원별로 심각도가 다른 점을 고려해 16일부터는 탄력적인 휴원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개원이 반갑다는 한 수험생은 "이미 2주간 학원을 쉬었기 때문에 더이상 휴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비싼 돈 들여 공부하고 있는데 자꾸 휴강하면 시험에도 차질이 생긴다. 이번 주부터는 꼭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A(25) 씨는 "정부 권고대로 이미 쉬지 않았냐"라면서 "이미 학원에서 자체적으로 학생들의 체온을 재고 상태별로 정해진 스티커를 붙이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 상태별로 스티커를 부착한다는 학원에서는 강의실에 들어오는 학생들의 체온을 재고 정상 체온인 경우 초록색 스티커를, 상태가 좋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주황, 빨강 스티커를 붙여 구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많을수록 비말(침방울) 감염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코로나가 한창인데 무리한 결정 아니냐", "학원에서 아무리 관리해도 무증상자 있을 수 있다"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안이 커지고 있는 지난 1월 3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공부하고 있다./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asiae.co.kr
원본보기 아이콘주부 B(43) 씨는 "솔직히 아이들의 학업을 위해서는 학원에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고 본다"라며 "젊은 사람도 코로나 때문에 죽을 수 있는데 좁은 공간에서 다수가 공부하는 학원은 더 위험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직 학원과 같은 인파가 몰리는 곳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학원을 휴원 조치시켜주세요', '사설학원 개원 강행으로 우리 아이들이 '코로나19 집단 감염'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도와주세요!' 등 제목의 청원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특히 정부에서는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 '잠시 멈춤' 캠페인을 권고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방침을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총괄조정관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코로나19 감염을 차단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이로 인해 국민의 불편이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되고, 사회경제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이 가중되고 있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며 "방역 당국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이제 본격화되고 있는 게 아닌가 인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 못지않게 사회적 거리 두기가 매우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는 개인 간 접촉을 줄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잡이, 고리 등 손을 통해 반복적으로 만지는 곳에는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마스크 착용을 안 한 사람들이 많은 상태에서 20~30분 이상 계속 동행을 하게 되면 전파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17일 "학원 휴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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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초·중·고 개학 연기 관련 브리핑을 열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학원도 협조하고 동참해 줄 것을 다시 한번 호소한다"며 "그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또 다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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