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직장인들 '마스크 5부제' 시행 체감 없어
"정부 문제 아닌 회사 자율 문제" 직장인들 토로
직급에 따라 마스크 구매하는 직급별 구매 상황 벌어지기도
정부, KF94 대신 KF80 생산 유도…마스크 공급 확대 검토

1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한 약국. 점심시간을 이용해 마스크를 사려는 직장인들의 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사진=강주희 인턴 기자 kjh818@asiae.co.kr

1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한 약국. 점심시간을 이용해 마스크를 사려는 직장인들의 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사진=강주희 인턴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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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강주희 인턴기자] # 30대 직장인 A 씨에게 마스크 구매는 하늘의 별 따기다. 주로 내근직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A 씨는 '마스크 5부제' 자격에 해당해도, 바로 약국에 갈 수 없어 매번 허탕만 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A 씨는 "저만의 문제가 아닐 것 같다. 다른 동료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다만 이건 정부 문제가 아니라 회사 자율의 문제라 뭐라고 하기도 좀 어렵다.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출생연도 기준으로 지정된 요일에만 마스크를 1인당 주 2매씩 살 수 있는 '마스크 5부제'가 시행하고 있지만, 일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근무 중 마스크를 사러 갈 수 없다며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약국에 일찍 방문해 줄을 서야 하지만, 출근 후 업무 준비로 약국에 갈 수 없는가 하면 점심시간을 활용하고 싶어도 상사 눈치가 보여 제대로 말을 꺼내기가 어려워 결국 마스크를 살 수 없다는 취지의 불만이다.


실제로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마스크 구매가 힘들다는 직장인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인천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다고 밝힌 B 씨는 "점심시간에 마스크를 구하려고 회사 근처 약국을 둘러보았지만 하나같이 긴 줄을 보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런가 하면 강남의 한 안과에서 일하고 있다는 직장인 C(28)씨는 "자리를 비울 수 없어 근무 중 마스크를 사러 나가는 건 꿈도 꿀 수 없다"라며 "직원이 200명 넘는 큰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데 혼자만 다녀오기도 눈치 보이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상황을 종합하면 일부 직장인들은 '마스크 5부제' 시행에도 제대로 마스크를 살 수 없는 처지다.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는 하루를 놓치게 되면 주말을 제외한 일주일을 기다려야 한다. 주말인 경우에도 만일 일정이 있는 직장인이라면 마스크를 사러 약국에 갈 수 없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 인근 약국 앞에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차례를 기다리며 줄을 서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 인근 약국 앞에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차례를 기다리며 줄을 서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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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소위 '마스크 5부제'에 따른 직장 직급별 구매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자신의 업무 시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과장급 직장인은 약국이 문 여는 시간에 맞춰 줄을 서 여유롭게 마스크를 산다. 과장 이상 차장급 직장인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대리 이하 사원급 직원들은 아예 마스크 사는 것을 포기하기도 한다. 출근과 동시에 업무 준비는 물론 점심시간에도 상사 눈치로 말을 꺼낼 수 없고, 점심 식사 후 약국을 방문해도 줄이 길어 회사 복귀가 늦어질까 봐 아예 마스크 구매를 단념한다.


20대 중반 직장인 D 씨는 "그나마 저는 사정을 말하면 시간을 낼 수 있는 부서 분위기다"라면서 "다른 회사 다니고 있는 동료들 얘기를 들어보면 아예 말도 꺼낼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말을 해서 마스크를 사러 갔다 한들, 줄이 길어 언제 회사로 복귀할 수 있을지 몰라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정부는 마스크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필터가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가는 KF94 대신 KF80 생산을 유도하기로 했다.


현재 마스크 생산량 중 KF80의 비중은 5% 미만이다. 90% 이상 대다수 업체가 KF94를 생산하고 있다. KF99도 2~3% 이내다. KF80 마스크 생산량이 늘면 자연스럽게 마스크 공급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양진영 차장은 12일 마스크 수급상황 브리핑에서 "KF94에서 KF80으로 생산을 전환하면 원자재량은 20% 감소하는 반면, 생산량은 최대 1.5배 증가한다는 통계가 있다"며 "공급량을 확대하기 위해 업체에 KF94보다 KF80 생산을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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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차장은 "공급물량이 더 확보되고 마스크 5부제가 잘 정착되는 시점이 되면 대리구매 어려운 분들에 대한 추가 확대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강주희 인턴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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