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쇼크…요동치는 증시·外人 패닉 셀, "과거와 다르다"
'단발성 재료'로 하락 땐
V자 반등했었지만
외국인 수급도 이전과 달라
'시간과의 싸움될 것' 전망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세계적 대유행, 팬데믹을 선언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국내 증시 시계바퀴도 무려 4년전으로 되돌아갔다. 한 달 전까지만해도 과거 전염병이 경기 추세를 바꾸지 못했다며 'V'자 반등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더 높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전과 다른 현재의 경제 및 증시상황, 치료제 여부 등에 눈이 쏠리며 장기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외국인들의 수급도 이전과는 달라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코스피가 12일 1880대에서 하락 출발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으로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고 있다.(다중노출)/김현민 기자 kimhyun81@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장중 1873.75까지 떨어지며 2016년 2월12일(장중 1817.97)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초까지만해도 코로나19 여파로 급락해 2080선까지 떨어졌던 지수가 4거래일만에 2227.94로 6% 넘게 V자로 급등하자, 이번 사태를 '코로나19'의 영향으로만 국한한다면 증시에 주는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일례로 이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로 코스피가 하락했던 때에는 불안감이 진정되면서 주가가 반등했다. 2002년 말 사스 발생 이후 2003년 3월 510선으로 떨어졌던 지수는 연말 810선까지 올랐고, 메르스 발생시에는 2015년 8월 1800선으로 하락했던 지수가 10월에는 2000선으로 회복했다.
이러한 '단발성 재료'로 인한 증시 급등락은 미국 증시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됐다. 최근 10년새 과거 단기 급락했다가 반등했던 사례가 있었는데 2011년 금융위기로 한 주 사이에 15% 가까이 하락했다가 이후 8월에 반등을 마친 바 있고, 2015년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내렸을 때와 2017년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연속 인상했을 때도 일주일여 사이 10% 이상씩 빠졌지만 급락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앞선 사례들과 다른 점이 있다. 감염병의 측면에서 볼 때 코로나19는 사스, 메르스와 달리 치료제가 아직 없다는 점, 경제ㆍ증시 추세 측면에서는 이전 사례들의 경우에는 이미 한 차례 2008년 금융위기라는 경기 충격을 딛고 일어서던 때라 하락 이슈가 '일시재료'에 그쳤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를 코로나19 여파로만 한정하면 주가 회복은 빠르겠지만, 버블이 터지는 과정이라면 하락은 시작일 뿐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에 분석에 의하면 지난 11년간 생긴 버블이 완전히 사라져야만 하락이 끝날 수 있는데 과거 버블 붕괴시 주가가 고점대비 40% 이상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하락 여력이 더 남았다. 전일 기준으로 미국 증시는 고점대비 20% 하락한 상태다.
WHO가 팬데믹을 선언했던 2009년 신종플루 때와 비교해도 전반적인 예후는 좋지 않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시 금융시장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각국의 정책 대응이 이어지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 관련 사례가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재정 지출 확대할 것이라고는 했지만, 현재는 당시와 금융시장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서 연구원은 "이미 2008년 글로벌 주식시장은 40~60% 급락했었으나, 2019년에는 10~30%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한가지 공통된 사례는 각국 중앙은행은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단행했고, 각국 정부 또한 재정지출을 확대했다는 점인데 이를 감안해 향후 주식시장은 2009년처럼 상승하지는 못할 수 있으나, 공포에 잠식되는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외국인들의 매도도 심상치 않다. 신종플루가 발생한 2009년, 외국인들이 연중 최장기간 순매도했던 적은 2월10일부터 3월4일까지(17거래일)였는데 이는 신종플루의 영향이라기보다 리먼 브러더스 파산 영향이 더 컸다. 이후 기간에는 오히려 순매도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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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이후 외국인들은 최장 기록보다는 최대규모로 폭탄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들어 4조957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지난 9일에는 1999년 데이터 보관 이래 역대 최대치(1조3125억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지수를 견인해왔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팔았다. 지난 한 달 동안 삼성전자 주식만 3조원 넘게 내다판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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