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집회 금지하니… 서초동으로 간 시위대
市, 감염병 예방법률 적용
서울역·광장 등 집회제한
한기총·보수단체 장소 옮겨
市-서초구 책임전가 공방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이정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도심 집회가 금지되자, 주최 측이 집회 장소를 서초동으로 대거 옮기고 있다. 서울시 입장에선 시 전역을 집회 금지 구역으로 정하기 어렵다고 하고, 서초구는 서울시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그러는 사이 오늘(10일)도 서초구 교대역 부근에선 대규모 집회가 진행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서초구 교대역과 서초역 부근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촉구, 정치판사 퇴출, 경남도지사 구속을 촉구하는 보수단체의 집회와 행진이 열리고 있다. 이 행사에는 500여명이 모일 것으로 추산된다.
앞선 9일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서초역 인근에서 전광훈 목사 석방 촉구 기도회를 열었다. 한기총은 3일 종로경찰서 앞에서 집회를 진행했으나 6일부터는 서초동으로 장소를 옮겼다. 지난달 26일부터 서울도심에서 집회를 열 수 없게 되자 보수단체들이 대거 서초동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80조 제7호에 따라 서울역광장에서 서울광장ㆍ청계광장ㆍ광화문광장ㆍ효자동삼거리로 이어지는 광장과 주변 인도, 신문로, 종로1가 도로 및 주변 인도에서 집회를 금지했다. 이를 위반한 경우 집회 주최자 및 참여자는 300만원 이하 벌금을 내야 한다.
집회가 열리면 수백 명이 한곳에 모이기 때문에 집단 감염이 우려된다. 특히 보수단체 집회에는 고령자가 많이 참석해 감염병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
서초구에 살고 있는 홍기정(42ㆍ가명)씨는 "범 정부 차원에서 코로나19 방역에 온 힘을 쏟고 있는 이 시국에 꼭 집회를 열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특히나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역과 인접해 있어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집회 장소가 제한 구역에 해당하지 않아 제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종교행사를 '공공의 안녕'을 이유로 제한할 수 없는 행사로 분류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지자체가 집회 금지를 통고하면 제한하는 것을 따져볼 수 있다"고 말했다.
관할 지자체인 서초구와 서울시는 서로 책임만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전체를 대상으로 집회 금지는 할 수는 없으며 해당 자치구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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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서초구는 서울 도심 외 일부 지역에도 집회를 금지해달라는 타 구청의 건의에 대한 시의 검토안을 기다고 있으며 갈등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전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서울시 전역에 집회를 자제해달라는 지침이 먼저 나와야 할 것 같다"며 "언제 집회가 있는지 일일이 확인하기가 어려운 만큼 경찰에서 신청을 받을 때 해당 단체에 집회 자제 권고를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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