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충격, 예상보다 빠르고 깊다"…정부, 컨틴전시 플랜 대응 나서(종합)
아시아, 유럽, 등 세계 증시 폭락…국제유가도 '출렁'
정부, 비상 대응 체계 마련 강조하며 긴급회의 개최
10일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92포인트(0.61%) 내린 1,942.85에 하락 출발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장세희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긴급히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개최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비상대응계획(contingency planㆍ컨틴전시플랜)'을 언급한 것은 글로벌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고 급격하게 위기 국면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와 유럽, 미국 증시 낙폭이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은 데다 산업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국제 유가까지 20% 이상의 '대폭락'을 기록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수준의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정부 내에서도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는 회의에서 "시장 동향을 밀착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이미 마련된 컨틴전시플랜에 따라 대응하겠다"면서 공매도 제한 강화와 국제 유가 대응반 가동 등 방침을 밝혔다. 이날 회의는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며 경제ㆍ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자 전날 저녁 긴급히 일정을 확정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국무조정실장, 금융위원장, 청와대 경제수석 등 참석자들은 최근의 국내외 시장 분위기를 '비상' '엄중'이라고 진단했다.
관계장관회의 직후 김용범 기재부 1차관 역시 별도의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서울 은행회관에서 개최하고 최근의 상황을 '중대한 기로'라고 표현하며 세계경제의 공급ㆍ수요 하방 압력을 우려했다. 김 차관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가 글로벌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당초 예상보다 깊고 오래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면서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다만 최근의 시장 흐름이 코로나19라는 외부 악재에 따른 충격임을 강조하며 과도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번 충격이 금융 시스템에 내재한 취약성과 불균형이 악화되기 시작된 것은 아니란 점에서 과거 글로벌 유동성 위기 상황과는 큰 차이가 있다"면서 "일부 시장지수의 등락 폭이 다소 과도하나 시스템 위기로 번질지 모른다는 불안 심리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정부의 기민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한두 달 사이에 잡히지 않고 앞으로 3~4개월 이어진다면 국내 경제가 크게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금융시장 불안정화가 심화되면 자금이 이탈하는 등 구조적 위기가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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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글로벌 경제 위기 수준으로 전개되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이 경우 세계 교역 시스템이 붕괴하고 중국의 경제 위기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이 현실화하면서 한국 경제의 불황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주 실장은 "내수시장 타격에 대비하기 위한 미시적 정책과 함께 글로벌 자금 이동, 국제 교역시장의 변화 등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 전문가는 "경제팀이 더 이상 마스크 배분 문제에 매달려 있어선 안 된다"면서 "위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글로벌 증시 등에서 현실로 확인된 만큼 최악의 시나리오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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