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풍 막을 사람 모셔라" 하나銀, 남기명 공수처 설립단장 사외이사 추천 논란
남기명· 유재훈 등 관료 출신 추천..전체 6명 중 절반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5대 시중은행 사외이사 중 절반의 임기가 이달 중 만료되는 가운데 하나은행이 관료 출신 사외이사를 대거 보강했다. 남기명 국무총리실 산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준비단장과 유재훈 전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한 것. 교수와 금융인 등 민간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하나은행 사외이사들은 이번 신규 영입으로 영향력 있는 관료 출신이 절반을 차지하게 됐다. 이에 따라 채용비리와 금융사고로 혹독한 시련을 겪은 다른 은행들도 힘있는 관 출신 사외이사를 새로 영입해 방패막이로 활용하는 관행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새 사외이사 후보로 남 단장과 유 전 사장을 추천했다. 1952년 충북 영동 출생인 남 단장은 행정고시 18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주로 법제처에서 공직 생활을 한 그는 참여정부 말기인 2007년 4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법제처장(장관급)을 지냈다. 이 때문에 ‘친노(친노무현) 인사’로 불린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임했던 남 단장이 화려하게 컴백한 건 지난달 초. 총리실 산하에 공수처 설립준비단이 꾸려지면서 단장을 맡으면서다.
유 전 사장 역시 관 출신이다. 행시 26회로 금융감독위원회 시절 국제협력과장과 은행감독과장을 지냈고, 2008년 금융위원회 대변인, 2009년 기획재정부 국고국장을 역임했다. 은성수 현 금융위원장(행시 27회)보다 1기수 위다. 남 단장과 유 전 사장은 오는 19일 은행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남 단장과 유 전 사장이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되면서 민간 4명, 관료 출신 1명이었던 하나은행 사외이사진은 민간 3명, 관료 3명으로 채워졌다. 일각에서는 “현 정부의 유력인사를 사외이사 자리에 앉혀 외풍을 막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200만원 간다" 증권가에서 의심하지 말라는 기업 ...
한편, 5대 은행 사외이사 중 절반 이상(52%)의 임기가 올해 주주총회까지다. 최장 임기 제한(5년 또는 6년)을 채워 강제 교체 대상에 오른 인물은 1명인데 올해는 특히 연임 가능한 사외이사들의 물갈이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통상 임기 제한에 걸리는 경우가 아니면 연임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DLF 대규모 손실 사태,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등 금융사고가 이어지면서 은행의 내부통제 중요성이 커져 다수가 물갈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나은행의 경우에도 기존 고영일ㆍ황덕남 사외이사는 1년 연임 추천됐으나 임기 3년을 채운 김남수 사외이사는 연임하지 않고 물러나게 됐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