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發 입국제한 국가 80개국 넘어…총력 대응에도 불확실성 높아져
입국금지·입국절차 강화 국가↑…중국 내 입국제한 지역 14개 곳으로 늘어
미국 여행권고 조치 격상…미국행 항공기 탑승자 출·입국 시 의료검사 강화 방침
베트남, 사전 협의 없이 주요 공항 한국발 여객기 착륙 불허…여행객 불편↑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한국 정부의 한국인에 대한 과도한 입국 조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한국인과 한국을 거쳐 간 외국인의 입국을 강화하는 국가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최악의 봉쇄 조치를 막기 위해 외교부가 각급 외교 채널을 통해 소통을 강화하고 있지만 입국금지, 검역절차 강화에 이어 여행경보 격상, 여객기 착륙 불허 등 추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2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를 기준으로 전 세계 81개국이 한국인과 한국을 다녀간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검역 절차를 대폭 강화했다. 지난 주말 사이 입국 제한 조치를 통보한 국가는 10개국 가까이 늘었다. 외교부가 지난달 23일부터 입국제한 국가 및 지역을 공식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6배 이상 늘고, 유엔(UN) 회원국 193개 국가 중 40%가 넘는 수준이다.
한국인과 한국을 거쳐 온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한 국가는 36개국으로 집계됐다. 명시적 입국 금지국 이외에도 한국에서 출발한 이후 일정기간이 지나 입국하도록 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들을 포함한 수치다. 나머지 45개국은 검역 강화 및 격리 초지 등 입국절차를 강화했다. 입국 절차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 내 지역도 14곳으로 늘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방역 역량이 취약하거나 바이러스 유입되면 자력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국가들이 불안 때문에 선제적으로 조치하면서 늘었다”면서 “미국도 그렇고 영국을 제외한 서유럽 국가 등을 제외하면 입국금지나 규제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美, 한국발 입국자 검역 강화= 그럼에도 세계 각국의 봉쇄 조치에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초미의 관심사는 갈수록 조치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미국 국무부의 행보다. 미 국무부는 지난 22일 여행권고를 2단계로 올린 이후 나흘만인 26일 3단계인 ‘여행 재고’로 상향했고 29일 한국 대구에 대해 4단계인 ‘여행 금지’를 발령했다. 미 국무부는 한국의 다른 지역에 대해서는 3단계를 유지하면서도 지역사회 전파와 현지 격리절차 시행 수준을 고려해 “대구로 여행하지 말아달라”고 권고했다.
여기에 미국행 항공기 탑승자들의 출국과 입국 시 의료검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미국에서 출발하는 자국민을 보호하는 조치에서 외국인의 입국절차를 강화하는 조치로 방향을 전환하기 시작한 모양새다. 입국 제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위험 국가 또는 이들 국가 내 지역에서 오는 여행자들은 탑승 전 의료검사에 더해 미국에 도착했을 때도 의료검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출국 전 의료검사에 대해서는 한미간 협의는 상당 부분 진행이 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미주 노선 탑승객들을 대상으로 건강 상태와 발열 체크를 더 체계적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부터 대한한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미국행 탑승객을 대상으로 발열검사와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있었으나 이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측은 이른바 ‘코리아 모델’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 입국제한 조치가 시행된 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중국발 여객기 탑승객 전용 검역대를 통과한 뒤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이 검역 확인증을 보여주고 있다./영종도=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사전 협의 없는 조치는 여전, 한국인 불편 이어져=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외교부 내 각급이 주재국 정부에 사전 협의 없는 과도한 대응을 자제해 달라는 당부를 지속하고 있으나 예상하지 못한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사전 협의 없이 주요 공항에서 한국발 여객기의 착륙을 불허했다.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이 항행 중이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착륙을 금지한데 이어 호찌민 공항에서도 한국발 항공기의 착륙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에 귀국을 준비했던 한국인들이 현지에 발이 묶이는 등 불편한 상황이 속출했다.
외교부가 전일 주한 베트남 대사를 초치해 그간 각 급의 외교채널을 통해 양국 간 충분한 사전협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했음에도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엄중 항의했지만 상황이 나아질 지는 미지수다. 앞서 중국 지방정부의 자국민을 포함한 한국인의 강제 격리, 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의 입국 보류에 따른 신혼 여행객 격리 조치 등도 사전 협의 없이 진행됐다. 터키 정부가 한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1일부터 전격 중단해 한국인 200여명이 현지에서 발이 묶이기도 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삼성 주춤하자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1년 만에 흑...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는 29일 대구에서 서울에 있는 장관들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 확대와 관련해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