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公, 부채비율 사상최고 가능성
광물公, 채권 대환대출로 연명

석유·광물公 '빚 탈출구'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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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이명박 정부 당시 무리한 해외자원개발 사업 논란에 휩싸여 구조조정에 들어갔던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광물공사의 재무상태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석유공사는 1년간의 자구 노력에도 성장 동력(모멘텀)이 없어 부채 비율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광물공사는 금융권 채권 대환대출로 연명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경영 악화의 근본적인 원인이 정부 정책 실패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공기업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공사의 부채비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8년(2287.1%)보다 더 치솟은 것으로 전해진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2018년을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다음달 초 경영실적을 발표하면서 비상경영계획발표 1년간의 자구노력 상황을 알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양수영 석유공사 사장은 지난해 3월 기자간담회에서 2019년 전체 결산 부채비율을 500%까지 낮추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재무구조 개선, 인력구조조정, 비용절감 등의 자구책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500% 달성은 어렵다"고 털어놨다.

석유공사는 각종 노력에도 유가 하락에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해외에서 원유를 만들어 판매하는 사업으로 매출의 95%를 벌어들인다. 그런데 유가는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평균 선물가격은 2018년 배럴당 64.9 달러에서 지난해 57.04 달러로 7.86 달러 하락했다. 그나마 영국 가스전 지분 일부를 매각해 지난 1월 35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지만 지난해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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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공사는 더 심각하다. 광물공사의 '외화채권 발행·만기 현황'을 보면 2017년 4억2500만 달러, 2018년 5억 달러, 지난해 4억 달러를 발행했다. 올해 차환은 다음달까지 해야 하고, 발행액은 3억5000만 달러다. 현재 광물공사는 이를 막기 위해 호주 금융권과 협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광물공사의 유일한 모멘텀인 광해공단과의 통합은 사실상 물건너갔다.

양 기관의 통합방안을 담은 한국광업공단법안은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지난 20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5월 29일 회기가 끝나는 20대 국회내에 통합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21대 국회에 다시 발의해야 한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정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수립·발표하기로 한 '제6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은 오리무중이다.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은 '해외자원개발사업법' 제4조에 따라 10년 단위로 수립·추진하는 법정 계획이다. 여기에는 안정적인 에너지자원 공급 체계와 구체적인 해외 사업 방향 등이 담긴다. 산업부는 발표 시점을 올해 상반기로 늦춘 상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방향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는 "정부 정책 실패 때문에 늘어난 부채를 공사에 알아서 책임지라고 떠넘기는 일은 책임 있는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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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석유공사는 출자 증액을 꾸준히 요청하고 있지만 산업부는 구체적인 지원 계획 등을 밝히지 않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예산증액이 얼마나 필요한지, 앞으로 어떤 사업에 얼마만큼의 예산을 활용할지 등은 기획재정부와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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