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벨트' 된 그린벨트
고양시 창릉지구와 인접한 덕양구 용두동 주변 그린벨트에도 막대한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용두동 일대 토지 거래액은 115억원으로 올해 경기도 일대 전체 그린벨트의 10.65%에 달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대규모 개발계획을 세운 지역의 그린벨트는 대체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나 개발행위 제한지역으로 묶여 있어 거래가 까다롭다.
아파트 규제 풍선효과
올 경기권 토지매매 1.1조
이 중 9.7% 그린벨트 차지
3기신도시 주변토지 집중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연초부터 경기도 일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막대한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치솟았던 서울 아파트 값이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주춤하자 시중의 유동자금이 3기신도시 주변 토지 등에 스며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기획부동산의 개입이 의심되는 토지 지분거래도 늘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10일까지 경기도권에서 약 1조1088억원 규모의 토지가 매매됐다. 이 중 그린벨트는 1079억원으로 9.73%를 차지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전체 토지매매액 2조258억원 중 7.97%인 1615억원의 그린벨트가 매매됐다. 부동산 계약 신고기간이 60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도권 그린벨트 토지거래량이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수준에 버금갈 정도의 투자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땅 투자는 주로 대규모 개발사업 주변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남양주 왕숙, 고양 창릉, 하남 교산, 부천 대장 등 3기신도시와 시흥 거모ㆍ하중, 과천 지식정보타운, 안산 장상, 용인 구성 등 택지개발지구가 주요 대상지다. 지난달 말 시흥시 정왕동에서는 현재까지 단일 필지 최대 매매액인 약 40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기도 했다. 정왕동은 거모지구 개발사업이 예정지와 평택-시흥고속도로를 사이에 자리잡은 곳이다. 고양시 창릉지구와 인접한 덕양구 용두동 주변 그린벨트에도 막대한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용두동 일대 토지 거래액은 115억원으로 올해 경기도 일대 전체 그린벨트의 10.65%에 달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대규모 개발계획을 세운 지역의 그린벨트는 대체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나 개발행위 제한지역으로 묶여 있어 거래가 까다롭다. 대신 주변 땅들은 개발 수혜 기대감으로 가격이 치솟는게 일반적이다. 한 토지매매 전문강사인 A씨는 "토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조성하는 택지보다 오히려 주변 상권이 더 주목받는다"며 "추후 그린벨트가 풀려도 개발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임야보다는 곧바로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대지나 전답의 시세가 3~4배 더 높게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쪼개기'로 의심되는 지분거래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해 경기도에서 매매된 그린벨트 1891필지 중 78.9%에 달하는 843건이 지분 형태의 거래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총 1891건 중 83.2%(1575건)가 이 같은 방식으로 거래됐었다. 실제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블로그나 부동산 투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3기신도시 그린벨트 땅을 매매한다는 광고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 광고글에는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그린벨트 전ㆍ맹지 지분을 3.3㎡당 100만원에 판다고 광고하면서 교통 개발 호재를 연상케 하는 도로공사 사진 등을 첨부해 투자를 유혹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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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올해 그린벨트를 비롯한 경기도 일대 토지매매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인 45조원의 토지보상금이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이 중 80%인 약 38조원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천문학적인 토지보상금이 다시 부동산으로 재유입될 경우 땅값은 물론 집값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개발과 4월 총선 과정에서 각종 개발공약이 쏟아져 나와 이같은 분위기를 부추길 우려가 큰 상황이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토지보상금이 아직 풀리기 전이지만 토지를 담보로 미리 대출을 받아 개발부지 주변 땅 투자에 나서는 등 3기신도시 주변 '입도선매'가 유행하고 있다"며 "정부 세수 감소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적자 확대 등의 문제로 대토보상 유인책을 마련하기 쉽지 않아 올해 수도권 땅값 상승률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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