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신종 코로나와 경제 사이.. 中의 딜레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때문에 중국 당국이 딜레마에 빠졌다. 신종코로나는 중국에서 하루에만 3000~4000명씩 감염되고 있다. 빠른 확산속도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비상사태까지 선포한 상태다. 따라서 중국 정부도 예컨대 항공기ㆍ철도 등 공공교통기관 통제, 단체여행 금지 등 초강경조치를 내놓을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경제가 얼어붙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 모이는 걸 꺼리니까 공장가동률이 떨어지고 소비가 제대로 될 리 없다.
특히 경제 상황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건 주식이다. 지난 3일 중국본토 주식시장이 개장되자마자, 열흘간 설 연휴로 전전긍긍하던 투자자들 투매가 폭발했다. 상하이지수는 한때 9%까지 추락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시장안정에 나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조2000억 위안이란 어마어마한 자금을 공급하고 금리도 인하했다. 증권감독위원회도 공매도 중단, 증권사 자기 계정의 순매도금지 등 연일 초강경대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이런 조치들은 금융시장 안정엔 다소 도움이 될진 몰라도 실물경제 안정대책이라 보기 어렵다. 소비가 얼어붙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대규모 공공투자를 유효한 대책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을 모을 수 없으니 방법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우한시 등 허베이성뿐 아니라 중국 생산의 핵심지역인 상하이, 광동성도 일단 기업조업을 정지했고 베이징도 9일까지 재택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지금은 신종코로나 확산방지가 최우선이어서 모든 조치를 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초강력 신종코로나 대책일수록 경제와 산업 타격도 커질 수밖에 없다. 신종코로나와 경제안정이 트레이드오프(Trade-off) 성격이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사스 때와 유사하게 1분기 안에 신종코로나의 확산세가 꺾일 것으로 본다. 올 2분기 지나면 성장률도 회복될 전망이지만 1분기의 성장률 하락세는 사스 때보다는 훨씬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약 1%의 하락 압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성장률도 당초 예상 6%를 밑도는 5.7~5.8%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는 의견이 많다.
저조한 성장률은 개인 소비가 GDP(국내총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커진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2003년 사스 때의 GDP 대비 개인소비 비중은 30~40%였던 반면 지금은 약 70%로 2배 이상이다. 그만큼 소비 감소가 GDP에 미치는 영향이 크단 얘기다.
우한시의 봉쇄에 따른 생산 차질에 따른 영향도 성장률에 영향을 미친다. 신종 코로나로 우한시를 비롯해 허베이성에만 15개 도시, 저장성의 온주시 등 많은 도시들이 봉쇄됐다. 우한시는 예로부터 중국에서 구성통구(九省通衢, 9개의 성을 잇는 통로)이라 불릴 정도로 교통중심지이면서 중부경제의 핵심 도시다. 산업적으로는 자동차, 하이테크, 소재 등 핵심산업이 자리잡고 있어 중국 제조2025의 중심지로 꼽힌다.
중국 경제가 저성장기라는 점도 영향을 준다. 사스 창궐 당시, 중국은 두 자릿수 가까운 고성장기여서 빠른 회복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 성장률은 6%를 턱걸이하고 있고 기업부채도 많아서 과감한 경기확대정책을 펼치기에는 제약이 있다.
우리나라는 괜찮을까. 현재까지 해외기관들이 우리나라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다든지 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요우커(중국 관광객)가 감소했고 우리 국민들도 집회 및 이동을 꺼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재 구매 감소는 불가피하다. 게다가 자동차업계에서 보듯, 중국 공급체인(supply-chain)이 작동되지 않아 우리나라도 생산차질이 생기는 등 제조업 문제도 나오고 있어서 종합대책이 시급하다. 최근 금융안정대책 등을 내놓았지만 중국 수출비중이 25%나 되는 우리나라로서는 꼼꼼한 시나리오 분석 및 대책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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