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여대생' 두고 "여성 권익 위협" vs "소수자 혐오" 갑론을박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여성이 숙명여대에 합격한 것과 관련해 대학가에서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4일 덕성여대, 동덕여대, 서울여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에 소속된 21개 페미니즘 단체는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성별변경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내고 "무엇을 근거로 남자가 스스로를 여자라고 주장할 수 있냐"고 비판했다.
이들은 "현재 한국에서 성별변경은 근거 법률조차 판사의 자의적 판단으로만 이뤄지고 있어 관련 서류 몇 장만 제출하면 그 남자가 여자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식"이라며 "여성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남성들이 여성의 공간과 기회를 마음껏 침범할 수 있다. 남자들은 어떠한 이유로, 어떠한 근거로 남자에서 여자가 되는가"라고 지적했다.
트랜스젠더로는 최초로 여대에 합격한 것과 관련해서는 "성별변경 고작 3개월 후에 여대를 합격하고, 여대를 자신의 변경된 성별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여대는 남자가 여자로 인정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며, 남성중심사회에서 차별받고 기회를 박탈당한 여성들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여대에서 일어난 각종 성범죄 사건을 열거하면서 "이미 남자들의 범죄 타겟이 되고 있는 여대를 포함한 여성만의 공간은 남성의 침입과 더불어 스스로를 여자라고 주장하는 남자들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며 "이들은 여자의 삶을 알고 존중하기 보다 여자들의 공간과 기회를 빼앗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어떠한 남성도 자신의 '느낌'을 이유로 여성의 권리와 안전을 위협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는 여자의 복지와 권익의 향상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한 헌법 제34조 3항에 따라 성별변경을 한 남자의 여대 입학은 물론,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법원의 성별변경 허가는 헌법에 위배된다"면서 "법원이 성별변경 신청을 기각할 것과 국회가 성별변경 불가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전날인 3일 숙명여대 동문들은 '성전환자로 숙명여대 최종 합격한 학생을 동문의 이름으로 환대한다'라는 제목의 서명을 온라인에 게재했다.
이들은 "성전환 과정을 거친 여성의 2020년 숙명여대 최종 합격을 환영한다"며 "입학에 필요한 점수와 절차적 조건들을 갖춰 당당히 통과했다"고 말했다.
또 "본교의 비전과 미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혐오와 배제, 그리고 분열을 조장하는 분위기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다"며 "트랜스젠더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고정관념을 근거로 '진짜 여성'과 '가짜 여성'을 나누려는 시도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지적했다.
숙명여대의 1999년 슬로건인 "울어라 암탉아!"를 인용하면서 "숙대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사회적 약자인 여성의 교육과 연대를 위해 탄생한 학교"라며 "사회적 약자, 소수자와의 동행과 연대는 숙명인의 출발이며 계속 확장해나가야 할 가치다. '정상성'의 범주에 들지 않았다고 배척한다면 우리가 그토록 부수고 극복하고자 했던 성차별의 벽들과 무엇이 다르겠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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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여성에 대한 혐오와 차별의 문화가 공고한 한국사회에서 각자의 자리를 지켜낸 모든 신입생, 그리고 특별히 더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했던 성소수자 신입생의 입학을 다시 한 번 축하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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