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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버는 키즈 채널에 도전장…'실버 유튜버' 뜬다

최종수정 2020.01.25 12:50 기사입력 2020.01.2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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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지혜·노하우 공유, 은퇴 전 직업 전문성 전달 차별화

서울 성북구청의 '50+유튜버 도전기' 프로그램에 참여해 유튜브 제작기법을 배우고 있는 참가자들[사진=성북구청]

서울 성북구청의 '50+유튜버 도전기' 프로그램에 참여해 유튜브 제작기법을 배우고 있는 참가자들[사진=성북구청]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유튜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로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키즈 채널'이 꼽힌다. 장난감을 소개하거나 놀이시설 등을 체험하는 주제로 또래는 물론 부모들의 관심을 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유튜버도 미국의 여덟 살 소년 라이언 카지(본명 라이언 관)였다. 한 해 동안 2600만 달러(약 303억원)를 벌어 1위에 올랐다. 2018년에도 2200만 달러(약 256억원)를 벌어 최고 수입 유튜버에 등극했는데 이보다 더 많은 수익을 거뒀다. 국내에서도 수십억원을 버는 키즈 유튜버들이 등장했다. 나아가 유튜브가 세대와 성별을 아우르는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키즈 채널 못지않게 어르신들의 참여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른바 '실버 유튜버'의 확산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버 세대가 크리에이터에 도전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학교나 책을 통해 배울 수 없었던 노년의 지혜와 노하우를 공유하거나 은퇴 전 직업의 전문성을 대중에게 알려주는 등 지식 콘텐츠를 제공하며 시청자들을 사로 잡고 있다. 다음은 국내 유튜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실버 크리에이터의 대표 사례다.


◆ 전직 대법관 '차산선생'= 올해 68세인 전직 대법관 출신 박일환 씨가 선택한 제 2의 직업은 크리에이터다. 그는 1978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2012년 대법관으로 일하기까지 34년간 법관 생활을 하며 쌓은 법률 지식을 유튜브 채널 '차산선생 법률상식'을 통해 대중에게 전하고 있다. ▲부동산 매매계약 후 해지 시 알아둬야 할 점 ▲공인은 누구인가 ▲비밀 녹음은 정당한가 ▲혐오 표현과 모욕죄에 대하여 등 일반인이 궁금증을 가질 만한 생활 속 법률 상식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구독자들은 그의 채널에 궁금한 법률 상식이나 사건을 질문하고 박 씨는 다음 콘텐츠에 이를 반영하는 등 시청자와 활발하게 소통도 하고 있다. 덕분에 채널 운영 1년여 만인 올해 1월 기준 구독자 약 4만명, 누적조회수 약 32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최초 밀라노 유학생 '밀라논나'= 올해 68세인 장명숙 씨는 우리나라 최초의 이탈리아 밀라노 유학생이다. 다수의 유명 해외 브랜드를 국내에 론칭하고 1986년 서울 아시안 개··폐회식 무대의상을 디자인하는 등 패션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은퇴 후 유튜브를 통해 ▲패션 트렌드 ▲브랜드 및 아이템 소개 ▲쇼핑 '꿀팁' 등 본인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패션 크리에이터 '밀라논나'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10월 유튜브 채널 운영을 시작해 3개월만에 구독자 20만명을 모았다. 주 시청 타깃은 2030세대다. 유행을 타지 않는 코디법을 소개하며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패션잡지 보그와 인터뷰한 박막례 할머니/ 사진=보그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패션잡지 보그와 인터뷰한 박막례 할머니/ 사진=보그 홈페이지 캡처



◆40년 차 주부의 엄마 밥상 '심방골 주부'= 조성자(62) 씨는 구독자 약 34만명을 보유한 '심방골 주부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시골 엄마 밥상'이라는 주제로 40년이 넘는 전업 주부의 노하우와 비법을 담은 요리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콩나물밥, 오징어무국, 장조림 등 집에서 흔이 먹을 수 있는 요리 레시피를 선보인다. 지난해에는 한 방송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소박하고 정감있는 모습과 손수 재료를 가꾸며 가마솥에 조리를 하는 등 요리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며 구독자들 사이에서 '힐링'과 '레시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채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버 아이콘 '박막례 할머니'= 실버 유튜버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이는 '박막례 할머니' 채널의 주인공 박막례(73) 씨다. 삶의 교훈과 지혜를 구수한 사투리로 전달하며 구독자 117만명을 보유한 파워 유튜버로 등극했다. 자신의 인생담과 노년에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느낀 점 등을 담은 에세이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를 펴내 2019 올해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밖에 지난해 5월 구글이 주최하는 전 세계 프로그램 개발자 회담 '구글 I/O'에 초청을 받아 구글 최고경영자(CEO)인 순다르 피차이와 만났다. 순다르 피차이 CEO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 사실을 알리며 "(박막례 할머니는)가장 영감을 주는 채널"이라고 극찬했다. 박씨는 지난해 4월 우리나라를 방문한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CEO와도 만나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그는 평소 "왜 남한테 장단을 맞추려고 하나. 북 치고 장구 치고 하고 싶은대로 하다 보면 그 장단에 맞추고 싶은 사람들이 와서 춤추는 것"이라며 구독자들에게 당당한 삶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덕분에 젊은 세대로부터 '희망의 아이콘'으로도 통한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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