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조선·화학·철강 등 전통 산업 성장성 떨어져
기업가치 10억달러 넘은 비상장 스타트업 회사, 韓 11곳으로 5위
자금 제공해줄 코스닥시장 …기술·아이디어로 성공한 경험은 성장기업 키우기 좋은 환경
2018년에 있었던 일이다. 바이오 회사 셀트리온 셀트리온 close 증권정보 068270 KOSPI 현재가 188,800 전일대비 6,300 등락률 -3.23% 거래량 769,091 전일가 195,1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셀트리온 유럽 램시마 합산 점유율 70%…신·구 제품군 성장세 지속 셀트리온,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월드 지수 2년 연속 편입 셀트리온, 프랑스 헬스케어 기업 지프레 인수…"약국 영업망 확보" 의 시가총액이 현대차 현대차 close 증권정보 005380 KOSPI 현재가 700,000 전일대비 12,000 등락률 -1.69% 거래량 4,332,789 전일가 712,0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팔천피'의 저주인가…뚫자마자 추락하더니 7400선 마감, 코스닥도 5% 빠져 코스피, 외국인 '팔자'에 장중 7600선까지 하락 '더 뉴 그랜저' 출시 첫날 1만대 계약 "역대 2위 기록" 를 넘었다. 가뜩이나 바이오 주가 상승을 투기로 보던 사람들에게는 시장이 얼마나 비합리적인지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건수였다. 몇 년 전만 해도 대주주가 증권회사에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리러 다녔던 회사가 현대차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게 말이 되냐는 얘기였다. 몇 달 후 바이오 주가가 하락하면서 순위가 뒤로 밀렸지만 지금도 여전히 10위권 내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close 증권정보 207940 KOSPI 현재가 1,419,000 전일대비 30,000 등락률 -2.07% 거래량 82,235 전일가 1,449,0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팔천피'의 저주인가…뚫자마자 추락하더니 7400선 마감, 코스닥도 5% 빠져 "삼성그룹 노조 '영업익 연동 성과급 요구', 주식회사 법리 위배" [기자수첩]'현대판 러다이트' 멈춰선 공장의 의미 가 가세했다. 이에 따라 시총 10위 내에 들어있는 바이오 회사가 두 개가 됐는데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에 이어 세 번째다.
액면가를 5000원으로 환산했을 때 우리나라 기업 중 주가가 처음 10만원을 넘은 곳은 태광산업 태광산업 close 증권정보 003240 KOSPI 현재가 1,011,000 전일대비 68,000 등락률 -6.30% 거래량 4,193 전일가 1,079,0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트러스톤, 태광산업 주총서 0.3% 패…"소수주주 큰 승리" [Why&Next]애경산업 품은 태광…'사돈' 롯데와 홈쇼핑 전쟁 태광산업 "일감 몰아주기"vs 롯데홈쇼핑 "근거없다"…경영권 분쟁 격화 이다. 100만원은 SK텔레콤 SK텔레콤 close 증권정보 017670 KOSPI 현재가 101,300 전일대비 1,400 등락률 -1.36% 거래량 1,013,036 전일가 102,7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SKT-국방부, '국가대표 AI 모델' 국방 첫 도입…국방 AI 전환 나선다 총 상금 30억원 '전 국민 AI 경진대회' 개막 한 달 만에 7만명 몰렸다 SKT, 고려대 20개 건물 옥상에 1.8MW 태양광 인프라 구축 이 차지했다. 그럼1000만원은? 아직 넘은 회사가 없지만 네이버( NAVER NAVER close 증권정보 035420 KOSPI 현재가 203,500 전일대비 9,500 등락률 -4.46% 거래량 997,805 전일가 213,0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네이버에서 각종 멤버십 할인 쿠폰 다운…고객 관리 서비스 연동 확대 獨 DH, 8조원에 배달의민족 매각 추진 웹툰 엔터, 1분기 영업손실 117억원…日시장 회복·플랫폼 고도화 목표(종합) )가 가장 가까이에 있다. 주가가 이미 900만원을 넘었기 때문이다. 1997년 3월 삼성SDS의 사내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작은 회사가 22년만에 주식시장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의 기업이 된 것이다. 그에 비해 포스코는 10위권의 끝자리로 밀려났고 한국전력 한국전력 close 증권정보 015760 KOSPI 현재가 38,750 전일대비 900 등락률 -2.27% 거래량 3,102,994 전일가 39,65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클릭 e종목]"한국전력, 쉽지 않은 상황...목표주가 25%↓" '중동 휴전' 호재에 코스피·코스닥 상승 마감 '미·이란 휴전' 소식에 코스피 5%↑…매수 사이드카 발동 , KT KT close 증권정보 030200 KOSPI 현재가 58,700 전일대비 2,900 등락률 -4.71% 거래량 630,265 전일가 61,6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써보니]들고 다니는 AI TV…스마트해진 '지니TV 탭4' 총 상금 30억원 '전 국민 AI 경진대회' 개막 한 달 만에 7만명 몰렸다 KT, 해킹 타격에도 연 1.5조 이익 목표..."AX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종합) 는 아예 탈락해 버렸다. 이들이 주식시장에 들어올 때 규모가 시장이 혼자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 국민 모두에게 청약 기회를 줬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상상할 수 없는 변화다.
전통 기업의 약화는 포스코나 한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자동차, 조선, 화학, 철강 등 우리 경제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산업 모두가 겪고 있는 문제다. 이들은 여전히 우리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성장성이 계속 떨어져 경제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2~3년 동안 조선업의 오랜 불황이 끝나 이제부터 수주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거라느니, 자동차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됐다느니 하는 얘기가 있었지만 실감이 되지 않았다. 2000년대에 업종 경기가 최고를 지나 이제는 회복돼도 체감하기 힘들 정도로 미미하게 밖에 좋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 입장에서는 성장동력을 새로운 다른 곳에서 찾을 수 밖에 없게 됐다.
기업 가치가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넘은 비상장 스타트업 회사를 유니콘 기업이라 한다. 우리나라에 11개사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니콘 기업을 가지고 있는 곳은 미국으로 210개사이며, 2위는 중국(102개사), 3ㆍ4위는 영국(22개사)과 인도(18개사)가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독일이 똑같이 11개사로 5위에 올라 있다. 유니콘 기업은 벤처에서 한 보 더 전진한 회사들이다. 시험에 통과해 성장성에 대한 증명이 이뤄졌고 규모도 적정 수준을 넘어 발전 가능성이 높다. 상장 기업이 현재 경제를 끌고 간다면 앞으로 경제는 규모가 큰 유니콘 기업과 규모가 작은 벤처 기업이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 그 면에서 보면 우리 유니콘 기업이 바이오를 비롯해 IT와 배달앱, e커머스, 게임, 화장품까지 다양한 부문에 걸쳐 있다는 건 바람직하다.
우리는 다른 선진국보다 성장기업을 키우기 좋은 환경을 몇 개 가지고 있다. 우선 성장기업에 자금을 제공해줄 코스닥 시장이 있다. 여러 나라에서도 나스닥을 본딴 시장을 만들려고 시도했지만 코스닥 외에 성공한 곳이 거의 없다. 시장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시장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2000년 코스닥시장에서 IT붐과 버블붕괴가 벌어졌고, 투기적 관행이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긴 하지만 그래도 시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기술과 아이디어만으로 성공했던 경험도 우리 기업에게 자산이 되고 있다. 2000년 이후 중복투자와 투기를 겪긴 했지만 그래도 이 과정을 통해 우리의 IT 기반이 만들어졌다. 그 덕분에 1차 성장성 붐이었던 IT확장기 때 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차지할 수 있었다. 이 경험은 앞으로 다가올 두 번째 성장 붐에서도 단단한 기반이 될 것이다.
성장기업을 키우기 위해 정부와 시장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는 명확하다. 정부는 연구개발 지원을 통해 성장산업에 마중물을 넣어줘야 하고, 시장은 필요한 자금을 공급해 줄 수 있는 통로가 돼야 한다. 대기업은 역할을 다시 한 번 정립할 필요가 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기업도 그들이 성장해왔던 구조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사고와 행동이 그쪽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벤처로 대표되는 성장기업은 대기업과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 동안 우리 대기업들이 구사해왔던 추격자(fast follow) 전략이 통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스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소규모 시장을 만들고 그 시장의 규모를 키우면서 기업이 성장한다는 구도는 중후장대 산업이 주축인 대기업에는 생소하다. '싸이월드'가 이를 잘 보여준다. 소규모 모험기업으로 시작해 자리를 잡았지만 대기업이 인수한 이후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사라졌다. 대기업은 모험기업들이 낸 아이디어에 자본을 제공하고 그 결실을 공유하는 형태의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 동안 이 일을 벤처 캐피탈이 전담해왔는데 대기업이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이 어느 경제주체보다 많은 돈을 집행할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체질은 하루 아침에 바뀌지는 않는다. 기업의 체질을 바꾸려면 변화가 자리잡을 때까지 비용을 치러야 한다. 돈과 아이디어를 결합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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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초 오일쇼크가 발생하자 성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 한계를 넘기 위한 방법으로 미국에서 나온 것이 '작은 것이 아름답다'였다. 더 이상 미국 경제의 미래가 IBM, 보잉, 포드 같은 거대 기업에 달려있지 않다는 얘기였다. 한동안 이 얘기는 사람이 미래를 얼마나 어리석게 전망하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꼽혔다. 전망이 나오고 오랜 기간 초거대 기업이 계속 미국 경제를 지배했기 때문이다. 예측이 실현된 건 2000년에 가까워지면서부터였다. 지금 미국 경제는 아마존, 넷플릭스 같이 30년 전에 없었거나 작은 규모였던 기업들이 끌고 가고 있다. 우리는 다를까? 지금 성장기업을 키우지 않으면 10년후 미래는 없을 것이다. 이미 주식시장이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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