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 : 민간 1'…재정 GDP 기여도 10년만에 최대
지난해 GDP 증가율 2% 중 민간 기여도는 0.5%P 그쳐
4분기에 재정 집중투입…중앙예산 집행률 97% 달해
명목 GDP 증가율은 1%대 그칠 듯…디플레 진입 평가도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19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기자설명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김은별 기자, 김민영 기자] 지난해 한국이 2%대 턱걸이 성장을 한 데는 정부의 막바지 돈 풀기가 한몫했다. 민간 부문은 여전히 저조한 모습을 보였지만 정부가 확장적 재정 정책을 펼치며 성장률을 끌어올린 것이다. 물가 변동을 반영한 명목성장률은 1%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가 끌어올린 성장률=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2.0% 중 정부 기여도는 1.5%포인트를 기록했다. 민간 기여도는 0.5%포인트에 그쳤다. 총 GDP 중 정부가 기여한 비중이 75%에 달하는 것으로, 민간에서 성장한 부분의 3배 가량을 정부지출로 채웠다. 2018년 성장률(2.7%) 중 민간 기여도는 1.8%포인트, 정부 기여도는 0.9%포인트였다. 33% 수준이던 정부 기여도 비중이 1년 만에 급등한 것이다. 정부의 GDP 기여도는 민간 기여도가 마이너스이던 금융 위기 직후(2009년ㆍ2.3%포인트) 이래 최대 수준이기도 하다. 특히 정부는 지난해 4분기에 재정투입을 크게 늘렸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1.2%) 중 정부 기여도는 1.0%포인트, 민간 기여도는 0.2%포인트로 정부 기여도 비중이 83%에 달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중앙재정은 당초 목표치로 제시한 97% 이상이 집행됐다. 지방재정 집행률은 목표치인 90% 이상에는 못 미쳤지만 86.87%로 집계돼 2018년(84.2%)보다는 돈을 더 쓴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경정예산(추경ㆍ5조8000억원)은 98% 이상이 집행됐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중앙재정은 집행률 90.3%, 지방재정은 77.1%를 각각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2월 한 달 동안 중앙재정은 6%포인트 이상, 지방재정은 10%포인트 가까이 재정 집행률을 끌어올린 것이다. 집행률 자체로만 비교하면 1년 전보다 2~3%포인트 정도 상승한 데 불과하지만 집행 금액으로 따지면 추경과 같은 경기 보완 효과를 냈다. 중앙정부 예산(470조원)을 1%만 더 써도 4조7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앙ㆍ지방정부에서 집행한 예산이 GDP에만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지만 예산 이ㆍ불용액이 줄어든 만큼 돈을 더 쓴 것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며 "정부의 재정 집행률 제고 노력이 추경 이상의 경기 보완 효과를 냈다"고 추정했다.
다만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분기별로 봤을 때 민간의 GDP 기여도가 플러스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민간 부문은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수출은 줄었지만 소비나 투자는 개선됐다고 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동시에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목 GDP 증가율 1% 그칠 듯= 오는 3월 발표될 지난해 명목 GDP 증가율은 1%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돼 사실상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제성장률은 기준연도 가격을 적용하는 실질 GDP 증가율을 사용하지만, 명목 GDP는 해당 연도의 시장가격이 반영되기 때문에 체감 경기에 더 가깝다.
박 국장은 "GDP 디플레이터가 계속해서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어 명목성장률이 실질성장률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3분기까지 명목성장률이 1%가량 됐기 때문에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명목 GDP 증가율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듬해인 1998년 -1.1%를 기록한 이래로 한 번도 3%를 밑돈 적이 없었다.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GDP디플레이터 등락률(전년 동기 대비)도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 2018년 4분기 -0.1%에서 2019년 1분기 -0.5%, 2분기 -0.7%, 3분기 -1.6%로 하락 폭은 점점 커지고 있다. GDP디플레이터는 소비자에게 밀접한 물가만 측정하는 소비자물가지수와는 달리 국민 경제 전반의 종합적인 물가 수준을 보여준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성태윤 연세대학교 교수는 "명목 GDP는 현재 실질 GDP보다 훨씬 낮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 "실질 성장률이 2%를 달성했지만 하락 추세가 강하게 나타나 경기 부진은 심화하고 있다"며 "GDP 잠정치는 2% 성장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한편 지난해 국민총소득(GNI)은 2018년 3만3346달러 수준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국장은 "지난해 환율이 4~5%가량 떨어지면서 GNI는 3만200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