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항공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겪는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중·장거리 노선으로 노선망을 확대하고 있다. 단거리 시장이 레드오션화 된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란 분석이 나오지만, 한편으론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하면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적 LCC들은 중·장거리 노선 확대 계획을 보다 구체화 하고 있다. 우선 티웨이항공은 연내 중형항공기인 A330-200을 도입키로 하고, 싱가포르·호주·하와이 등 중거리 노선 진출 계획을 공식화 했다.
지난해 말 인천공항에 진출한 에어부산 역시 연내 A321네오LR를 도입해 싱가포르, 델리(인도) 등 중거리 노선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A321네오LR은 기존 A321네오 기종에 비해 항속거리를 늘린 기종이다.
새로운 노선 개설시도도 잇따르고 있다. 에어서울은 연내 베트남 꾸이년지역에도 취항한다는 방침이다. 꾸이년은 호찌민, 다낭, 나트랑, 푸꾸옥, 하노이 등과는 달리 아직까지 국적항공사들이 취항하지 않은 지역이기도 하다.
이처럼 국적사들이 중거리 노선망 확충에 나선 것은 한일 갈등에 따른 일본여행 불매운동, 홍콩 정정불안 등으로 단거리 시장이 레드오션화 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거리 노선은 사실상 더 갈 만한 곳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중거리 취항지로 눈길을 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전했다.
다만 업계에선 국적사들이 우후죽순 중거리 노선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전이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LCC들이 취항을 검토하는 중거리 노선엔 국적 대형항공사(FSC)는 물론 외국항공사들도 운항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항공사들의 부담이 가중 될 수 있단 전망도 있다. 통상 189~200석 수준인 A320, B737 계열기와 달리 B777, A330 등 중형기들은 좌석수가 300~400석 수준으로 많은 편이어서 성수기·비수기에 따른 편차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국적항공사 한 관계자는 "중형기 도입, 중거리 노선은 소형기로 단거리 노선에 집중한다는 기존 LCC의 영업전략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면서 "비수기나 예상못한 상황에선 오히려 손실폭을 키울 수도 있는 만큼 LCC들도 운영의 묘를 잘 살려야 한다"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압구정 현대 80억에 산 92년생 집주인…알고보니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