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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의 덫'에 빠진 中경제…바오류 시대 사실상 종결

최종수정 2020.01.17 11:40 기사입력 2020.01.1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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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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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정현진 기자] "요즘 베이징 오피스 빌딩 공실률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경제가 안 좋다는 증거죠. 대표적 오피스 빌딩인 차오양구 소호(SOHO)의 경우 415㎡ 공간을 빌리는 데 하루 임대료가 2282위안(약 38만4000원)까지 내려갔습니다. 2년 전에는 3735위안 정도였으니 30% 넘게 빠졌네요."


17일 베이징에서 만난 부동산중개업자 황진지씨는 요즘 오피스 빌딩 공실률이 눈에 띄게 높아진 탓에 임대료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고 푸념했다. 소호 인근에 있는 고층 건물 뤼디빌딩 역시 2년 전 1㎡ 당 12위안이던 하루 임대료가 최근에는 9위안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기준 베이징 내 오피스 빌딩 공실률은 15.9%로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100채 중 16채는 빈 사무실이란 얘기다. 오피스 빌딩 초과 공급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역 전쟁과 경기 둔화로 작은 기업들이 살아남지 못한 데다 기술 분야에 대한 벤처와 사모펀드(PEF) 투자가 줄면서 베이징을 이탈한 영향도 크다.


지난해 중국 경제를 견인하는 삼두마차(수출ㆍ투자ㆍ소비)가 모두 주춤하면서 '바오류(保六ㆍ성장률 6% 유지)' 붕괴가 임박했다. 과거와 같은 경제성장 속도를 회복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중국이 지난해 역대 최저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가장 큰 배경은 미ㆍ중 무역 전쟁이다. 제조ㆍ수출업계 분위기가 위축된 데다 경제 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소비와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악화한 것이다. 18일 중국 국가통계국과 해관총서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달러 기준 수출 증가율은 0.5%에 그쳐 무역 전쟁의 직격탄을 맞았다. 제조업지수는 기준점 50을 밑돌아 경기 위축을 나타낸 달이 총 8개월(1ㆍ2ㆍ5~10월)에 달했다. 중국은 세계의 제조공장에서 거대 소비시장으로 변화 중이지만 소매판매 증가율 역시 2018년 초 8~10%대에서 현재 7~8% 수준으로 낮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특히 10년 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경제를 살리기 위해 풀어놓은 유동성은 중국 경제가 '부채의 덫'에 갇히게 한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부채 폭탄은 경제 전문가들이 꼽는 중국 경제의 위험 요소 1순위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 부채 비중은 2014년 229.27%에서 2018년 276.20%로 높아졌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최근 조사에서도 지난해 3분기 기준 중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310%에 달해 개발도상국 중 가장 높았다.

'부채의 덫'에 빠진 中경제…바오류 시대 사실상 종결


신용평가기관 S&P는 지난해 중국에서 1300억위안이 넘는 채권에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사상 최대 디폴트 기록을 남긴 2018년 1210억위안을 뛰어넘는 것이다. S&P는 "더 많은 중국 기업이 올해 채무 상환을 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중국 기업들의 올해 만기를 맞는 채권 규모는 약 6조5000억위안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디폴트 채권 중 90%는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중소 민영기업에서 나왔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디폴트 규모가 올해 2000억위안까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는 경제성장률 5%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는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 재개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은 올해 중국 경제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오는 11월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2단계 무역 협상 과정에서 또다시 관세나 환율조작국 지정 등의 조치가 미국의 협상 '카드'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의 닉 마로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합의 사항을 지키기 어려워 결국 올해 말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는 불균형 역시 올해 중국 경제를 옭아맬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지난해 1인당 GDP가 처음으로 1만달러를 넘어섰다. 겉으로 보면 큰 성과이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핵심 국정 과제로 삼고 있는 빈곤 퇴치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는 사회 불균형과 빈부 격차 심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 정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산하 세계경제정치연구소의 쑹훙 부소장은 "중국 경제가 구조적 측면에서 전환기에 와 있지만 무역 전쟁 등을 겪으면서 경제성장 속도가 빠르게 떨어지면 위기에 처할 수 있다"며 "올해 직면할 수 있는 큰 위험은 경제의 구조적 전환이 원활하지 못해 신흥 산업과 전통 산업이 동시에 쇠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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