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진단②]차이잉원 택한 대만, 양안관계는 경제에 어떤 영향?
[아시아경제 타이베이(대만)=박선미 특파원] 대만 정부 싱크탱크인 중화경제연구원(CIER)의 왕젠취안 부원장은 이번 대만 총통선거(대선) 결과로 야기될 수 있는 양안관계 악화가 올해 대만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소라고 지적했다. 비록 지난해 대만 경제가 미중 무역전쟁의 반사이익을 얻어 예상보다 견조한 성장을 하기는 했지만, 중국과의 관계 악화가 심화할 경우 얻는 것 보다는 잃는 것이 많아 우려스럽다는 분석이다.
왕 부원장은 대만 총통 선거와 경제를 주제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작년의 경우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출 주문이 관세를 피해 대만으로 이전되면서 대만 기업의 투자가 상당히 촉진됐고 정부 역시 분위기에 발맞춰 공공부문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면서 “고정자산투자와 민간투자 증가율이 2018년 각각 2.95%, 2.25%를 기록했지만 2019년 7.58%, 7.36%으로 급증하면서 경제성장률(작년 2.54%·예상치)이 견조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만 경제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재집권한 차이 총통의 대중 정책 방향이 더 강경해질 경우 악화된 양안관계는 경제에도 분명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처럼 인프라와 기업 시설 투자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은 수명이 1~2년 뿐인 일시적이고 단기적 효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양안관계 악화로 경제적 타격이 집중될 수 있는 분야로는 관광, 농업수출 등을 꼽았다. 또 대만이 다른나라들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자유롭지 못한 것도 양안관계 악화에서 오는 부작용으로 봤다. 대만은 2010년 중국과 체결한 사실상 FTA인 양안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이 올해 만료되는데, 이 역시 양안관계 악화로 연장이 안될 경우 대만 기업들이 직격탄을 입을 수 있다.
왕 부원장은 가뜩이나 경제·산업계간 교류와 협력도 많이 약해진 상태라 추가적인 양안관계 악화가 전개될 경우 향후 대만-중국 간 경제적 연결고리가 약화될 수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봤다. 그는 “2018년엔 4~5차례 중국에서 하는 포럼, 협력 연구 등에 참여했는데 지난해는 딱 한번 갔다. 다른 연구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인데, 교류와 협력이 줄고 있다는 것은 향후 대만과 중국이 경제적으로 더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왕 부원장은 양안관계가 멀어지는 대신 미국이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는 것처럼 보여지지만 사실상 대만 경제에서 중국의 빈틈을 미국이 채우기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과의 밀착은 대만 안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뿐 대만은 경제적으로 미국 보다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차이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역시 양안관계 악화에서 오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맞춰질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재집권한 차이 총통이 중국의 영향력 축소에 대비해 신남향(新南向)정책과 공공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을 예측했다. 새로운 경제분야 이익창출을 위한 그린에너지, 사물인터넷, 스마트기계 등 신산업 육성 역시 본격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차이 총통이 지난 4년간 집권하면서 경제적으로 균등한 ‘부’를 창출하지 못했다는 점은 이번 집권기간 개선할 수 있는 사안으로 봤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대만 경제는 숫자적으로 좋아지겠지만 일반 서민들이 이를 못느끼고 있다는 것은 현 정부가 생각해볼만한 일”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차이 총통이 젊은층의 지지를 특히 많이 받은 만큼 창업과 스타트업 지원 정책들이 쏟아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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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중국을 의식해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를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일본 등 주변국들이 이를 기회로 대만 기업과 협력을 추진하는 것도 권장할만 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앞으로 양안관계가 나빠지면 대만 이웃국에게 기회가 많이 갈 수 있다"며 "한국 기업의 경우 (반도체 등) 대만과 그동안 경쟁 관계를 많이 형성했는데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다면 거대한 자본과 시장으로 무장한 중국 기업들과 경쟁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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