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의 생명이야기]<174> 통풍 다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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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 지나가면서 일으킨 바람에 의해서도 많이 아프고, 온몸에서 열이 난다고 해서 통풍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말도 들린다. 2018년 우리나라 통풍 진료 환자는 43만 명으로 전체 관절질환 환자의 9.2%를 차지하여 골관절염 다음으로 많은데, 2014년보다 40%나 늘었다.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열두 배쯤 많다.


통풍에 걸리면 주로 엄지발가락, 발목, 무릎 등 한군데 관절이 갑자기 빨갛게 부어오르는데, 특히 엄지발가락 관절에 잘 생긴다.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통증이 있고, 양말도 신지 못하며,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하고,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한다. 발열과 오한을 동반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대체로 며칠 지나면 저절로 회복되어 정상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통풍이 생기는 원리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어서 이를 이해하고, 잘 대응하면 생긴 통풍이 나을 수 있음은 물론, 얼마든지 재발 방지나 예방도 가능하다. 통풍을 이해하려면 우리 몸 안에서 퓨린과 요산이라는 두 물질이 어떻게 생기고, 어떻게 몸 밖으로 배출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퓨린은 모든 동식물의 세포를 구성하는 최소단위인 DNA와 RNA의 재료로 세포 안에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며, 효소의 구성 요소로서 에너지 대사와 신호전달에도 기여한다. 한마디로 모든 세포들의 성장과 분열,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자연에서는 존재하지 않으며, 생물체에서 필요할 때 만들었다가 필요성이 없어지면 분해하고, 만들어지는 노폐물은 몸 밖으로 내보낸다.

퓨린이 필요 없게 되어 분해되면 퓨린에 들어있는 질소 성분 때문에 요산이라는 노폐물이 만들어지는데, 물에 잘 녹는 요산은 피 속에 녹아 있다가 대부분은 콩팥에서 걸러져 오줌에 섞여 몸 밖으로 배출된다. 요산은 탄수화물이나 지방이 분해될 때 만들어지는 이산화탄소와 물이 몸 밖으로 배출되듯이 정상적으로 배출되면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그렇지만, 몸 안에서 요산이 너무 많이 만들어지거나 콩팥에서 요산을 걸러내는 기능이 약해져 피 속에 요산이 너무 많아지면(고요산혈증(hyperuricemia)이라 부른다), 약한 알칼리성을 유지하여야 할 피가 산성화되고, 액체 상태의 요산이 관절이나 주변 조직에서 날카로운 바늘 모양의 요산염 결정으로 변하여 통증이나 염증, 부종을 일으킬 수 있는데, 관절에 쌓이면 통풍이, 콩팥에 쌓이면 신장 결석이 생긴다.


통풍은 피 속의 요산을 낮추는 약물로 치료하기도 하지만, 생활을 개선하지 않으면 쉽게 재발하므로 통풍이 생기는 원리를 이해하고 요산이 몸 안에 쌓이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첫째로 퓨린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섭취를 줄이고, 둘째로 콩팥에서 요산을 잘 내보낼 수 있도록 콩팥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콩팥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이 좋다.


통풍이 있거나 자주 재발하는 사람은 퓨린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제한하여야 한다. 지방과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양고기를 포함한 각종 고기와 생선을 포함한 해산물은 물론, 설탕과 시럽, 설탕이 많이 들어 있는 음료의 과다 섭취를 자제하여야 한다. 아스피린이나 비타민 B₃, 이뇨제, 면역억제제, 화학요법약과 같은 약물이나 건강보조식품도 주의해야 한다.


요산의 수치를 낮추어주는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제된 식품이나 가공식품을 줄이고, 통과일이나 통곡식, 식이섬유가 많은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음식은 아니지만, 요산 수치를 올리는 비만, 고혈압, 대사질환, 혈액 속 인슐린 수치를 높이는 당뇨병도 개선하는 것이 좋다.


콩팥에서 요산을 잘 배출할 수 있도록 도와서 콩팥의 활동 환경을 개선하는 것(생명이야기 135편 참조)도 중요하다. 알콜은 탈수를 증가시키고, 요산의 배출을 방해하므로 특히 자제하여야 하며, 요산이 잘 배출될 수 있도록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적절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 금연,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는 것도 염증을 줄여 요산을 잘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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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독립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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