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보 연계 정밀진단·처방
이통사 가입자 비식별 정보 공유
신산업 창출·고객수요 파악 유용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개인정보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통과되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개인정보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통과되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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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구채은 기자] 폐암환자 김호영(가명)씨는 초반에 집중해온 항암치료에 큰 차도가 없었다. 이후 유전자검사를 통해 폐암 원인이 특정 유전자변이로 인한 것을 발견했고, 표적항암제를 처방받으면서 호전됐다. 특정 유전자에 맞는 치료제를 발견한 건 대규모 환자의 유전체정보를 비롯해 진료기록, 생활습관, 인체자원 등 빅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게 가능했기 때문이다.


◆데이터 기반 정밀진단ㆍ처방 가능= 개인정보보호법ㆍ신용정보법ㆍ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 이른바 데이터 3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김씨처럼 질병 치료에 획기적인 성과를 얻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산업 발전이 이뤄질 전망이다. 10일 의료계에서는 데이터 3법의 국회 통과로 기존의 맞춤형 의료에서 한발 더 나아간 정밀의료가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전적 요인을 비롯해 환경, 임상 등 다양한 정보에 근거해 보다 정확히 진단하는 한편 치료ㆍ예방 등 헬스케어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과거에는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치료를 했다면 맞춤의료는 특정 개인만을 상대로 한다. 정밀의료는 개인은 물론 다수에게도 의료서비스가 가능한 게 차이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글로벌 정밀의료시장은 2017년 475억달러 정도에서 2023년이면 100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각 병원이나 의료기관, 혹은 기업별로 흩어져 있던 정보를 연계할 경우 향후 연구성과나 실제 진단ㆍ치료기술, 신약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유소영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전문기관을 통해 각기 다른 기관에 산발적으로 있던 의료정보를 연계,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실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의료기술이나 신약을 개발할 때 도움되는 시스템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신사업 물꼬튼 통신ㆍIT= 통신업계도 향후 다양한 비즈니스모델 개발이 가능해졌다. 이동통신사는 통화기록, 위치, 검색정보, 동선, 애플리케이션 구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패턴, 결제 내역까지 가입자의 방대한 정보를 쥐고 있는데 그간 규제에 막혀 이 같은 가명 정보를 다른 기관과 공유할 수 없었다. 이번 법안 통과로 방대한 가입자 비식별 정보를 타 사업자와 공유해 신산업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데이터 3법 통과에 따른 빅데이터시장 전망 회의를 열고 향후 사업계획 마련에 나섰다. 이통사의 빅데이터 산업 역량은 오랜 시간 축적돼왔다. SK텔레콤은 빅데이터 사업팀을 꾸린 게 2013년, KT도 2014년 빅데이터 센터를 만들었다. LG유플러스는 2016년 빅데이터 관련 팀을 신설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앞으로 금융이나 의료 등 5G와 결합한 다양한 서비스로 사업 보폭을 더 넓힐 수 있고 인공지능(AI) 산업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컨대 이통사 서버에 저장된 가입자의 스마트폰 사용기록으로 알게된 운전습관 정보는 보험사가 가진 운전보험 정보와 결합해 이용자 맞춤형 보험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대출이력이 없더라도 통신비 납입 내역이 꾸준하면 저렴한 금리로 맞춤형 대출을 받을 수도 있게 된다. 이경상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신산업 분야의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하는 일은 물론 기업이 고객 수요와 시장 흐름을 조기에 파악하고 대응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미국, 중국 등 경쟁국보다 늦게 출발하는 만큼 정부는 데이터 활용과 보호에 대한 시행령 개정 등 후속작업에 속도를 더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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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일단 첫발은 뗐으나 가명정보를 다룰 전문기관에 대한 기준이 아직 모호한 부분이 있다"면서 "개인정보 권리를 강조하는 시민단체나 법조계와 정보처리 기술을 다루는 이공계 간 소통이 원활치 않은 만큼 향후 정부나 4차산업혁명위원회 등을 통해 공론화과정을 거치고 절충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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