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특보 "북핵, 미국이 못 풀면 제2, 제3 방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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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특보)는 9일(현지시간) "북미 대화가 제일 중요하지만, 풀리지 않으면 제2 또는 제3의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이 독자적으로 북한 문제를 풀기 보다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취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특보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어티 비공개 간담회를 마친 뒤 특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이 북한과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중국ㆍ러시아가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에 대해 "보완해서 북한이 상응 조치를 취하면 해볼만한 카드"라며 "미국이 혼자서 다 하겠다고 하는 데 진전이 없고, 다른 주체들의 활동을 막다가 파국적 결과가 나오면 정말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겐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지난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익연구소 세마나에서도 북미협상에 있어 미국이 더 유연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러가 추진하는 유엔 대북제재 완화안에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포함시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문 특보는 그러나 이런 주장에 대한 미국 측 관계자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고 전했다. 문 특보는 "국무부 전직 관료가 '미국은 외교 정책을 아웃소싱하지 않는다'고 했다"면서 "미국도 이젠 생각의 틀을 바꿀 때가 됐다. 미국이 안 된다고 다른 나라들도 다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도 외교정책을 아웃소싱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문 특보는 이어 올해 한국이 북핵 문제에 있어 '중재자'를 넘어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다시 만나면 공동의 방안이 나오고 미국 설득이 가능해진다"면서 북미 관계도 선순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북미 관계가 잘 돼야 남북, 한미 관계도 잘 된다는 북미 우선주의 접근으로 해왔는데 안 풀렸으니 남북이라도 잘되게 해야 하는 게 외교적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외교 성과는 북핵 협상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란과의 긴장 고조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북핵 협상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하기도 했다.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에 대해선 "유엔 관계자들을 접촉해 보니 제재가 인도주의적 위기만 가져올 뿐 정작 북한 정권의 행태 변화는 가져 오지 못했다는 회의론과 획기적인 발상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들었다"면서 "그동안엔 미국과의 공조가 최우선 순위여서 (제재 우회에 대해) 연구도 안 했고 있어도 얘기를 안 했지만 문 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방향을 제시했으니 통일부나 외교부가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최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는 "현재의 시점에선 무리한 요구"라고 일축했다. 그는 전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미국의 입장과 반드시 일치할 순 없다'는 발언을 거론하면서 "전장의 형태가 안 잡혀 있는데 어디로 보내냐. 전투가 어디서 어떻게 벌어지는지 모른다. 북한의 위협도 있는데 현역 군인을 보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과 미국의 분쟁과 전투 형태가 구체화되면 미국이 요청을 해 올 것이고 그때 판단하면 된다. 전쟁도 안 일어 났는데 보내라는 것은 무리한 부탁"이라고 파병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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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특보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나는 학자이고 비공식 위촉직이며 하고 싶은 말 하는 것"이라며 "학자로서의 개인적인 견해를 말하는 것으로 봐달라"며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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