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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중동 국가인 아프가니스탄을 두고 흔히 '제국의 무덤'이라 표현한다.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강대국 중에 성공한 나라가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멀게는 13세기 몽골군부터 가까이로는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아직도 전쟁을 못 끝내고 있는 미국까지 역사상 여러 강대한 제국이 아프간에서 발목을 잡혔다. 옛 소련의 경우 10년간 이어진 아프간전쟁의 전비 문제가 체제 붕괴의 중대한 요인으로 작용하기까지 했다.


아프간을 침공한 제국 가운데 아프간보다 군사력이 약한 나라는 없었다. 하지만 제국들이 모두 아프간 원정에 실패한 것은 완전한 항복을 받아낼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미군이 2001년 처음 탈레반을 몰아내고 아프간의 수도 카불에 당도했을 때 환영하던 아프간 주민들은 지금은 모두 미국의 적으로 돌아섰다. 험준한 지역에 숨어 게릴라전을 이어가는 탈레반을 효과적으로 공격하기 위해 전투기와 드론을 동원한 대대적 공습이 이어졌는데 그만큼 민간인 피해도 커졌다. 이에 따라 아프간 주민들은 미군에서 탈레반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13세기 몽골군, 19세기 영국군, 20세기 소련군도 미군과 똑같은 딜레마에 빠졌다. 완전한 항복을 받아내 전쟁을 끝내려면 수십만 대군이 영구 주둔해야만 했다. 하지만 대군이 주둔하기 위해서는 군사 기지, 도로, 병참 등을 설치해야 하고 천문학적인 전비가 필요했다. 이걸 감당할 수 없다고 6000만명의 민간인 전체를 학살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몇 달 만에 끝날 줄 알고 시작한 전쟁은 장기화되기 일쑤였고 전비 감당이 안 될 상황에 놓이면 결국 철군해야만 했다. 철군 이후엔 기존 세력이 다시 집권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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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국토가 산악과 고원지대로 이뤄진 이란 역시 아프간과 똑같은 딜레마로 19세기 이후 서구 열강이 끝내 정복하지 못한 지역으로 남아 있다. 인구 6000만명인 아프간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한 미국이 8000만명의 이란에서 과연 효과적인 전면전을 수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아프간에 이어 이란이 새로운 제국의 무덤이 될지 전 세계가 숨죽이며 미국과 이란의 공방전을 지켜보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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