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변수' 국내증시에 찬물…장기적 영향은 작을 듯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이란 정부는 5일(현지시간) 핵협정에서 정한 핵프로그램에 대한 동결·제한 규정을 앞으로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놨다. 사실상 핵협정을 탈퇴한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3일에는 미군의 공습으로 인해 이란 군부 실세가 사망하자 이란은 가혹한 보복을 다짐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더 강력한 응징을 시사하면서 양 국가의 군사적 충돌에 대한 우려도 높아진 상황이다.
미국 증시는 이에 즉각 반응했다. 지난 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233.92포인트(0.81%) 떨어진 2만8634.88에 장을 마쳤다. 전일 2만8872.80포인트로 52주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S&P 500 지수는 23포인트(0.71%) 하락한 3234.85를, 나스닥종합지수는 71.42포인트(0.79%) 떨어진 9020.77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도 당분간 이번 사태의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란 변수는 당연히 악재로 작용할 것이나 당분간 변동성을 키우는 정도로만 봐야 한다"며 "그동안 미국 증시가 너무 많이 올랐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조정 빌미가 있을 수 있고 우리도 당연히 그 영향을 받는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더 중요한 건 미국과 중국의 무역합의"라며 "1차 무역합의 이후 증시를 끌고 갈 이벤트가 있냐는 것이다. 1차 합의 이후 2차 합의를 끌어내야 하는데 그때 또 서로 치고받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도 이번 갈등이 증시에 큰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란은 경제적 이유로 전면전이 힘들고, 미국 역시 군사적·경제적 부담을 감안해 전면전에 나설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 중동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겠지만 역사적으로 원유 수급을 악화시키지 않는 범위 내의 긴장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기 때문에 기존의 순환적 경기 반등 및 금융시장 환경 개선 입장을 유지한다"고 진단했다.
문동열 삼성증권 선임연구원도 "중동발 정치적 리스크 요인들이 국내증시에 미치는 악영향은 경험적으로 단기에 그쳤던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동 이슈가 펀더멘털의 방향성을 바꿀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극단적으로 전쟁에 준하는 시나리오로 가더라도 실물격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라면 주가는 빠르게 회복되는 흐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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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변수보다 오히려 국내 상황이 코스피에 영향을 크게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조정은 지난 연말 너무 쉼 없이 올라간 데 대한 반작용이지 이게 본격적인 방향 전환으로 인한 시그널은 아니다"면서 "우리 입장에서 더 중요한 것은 수출과 기업 이익이 가져올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이어 "숫자상으로는 우리나라 수출이 당장 이번 달부터 기저효과 측면에서 플러스(+)로 전환할 텐데 그게 어떤 전환점의 의미로 바라볼 것인지, 기술적 회복으로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반응을 봐야한다"고 전했다.
다만 변동성에 대한 불안은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8.5원 상승한 1167.5원으로 마감했다. 국제금값도 1.62%나 오른 온스당 1549.2달러를 보이며 52주 최고가인 1550.3달러에 근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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