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시작됐다. 경자는 육십간지 중 37번째로 경(庚)이 백색, 자(子)가 쥐를 뜻하기 때문에 올해는 그냥 쥐가 아니라 '흰 쥐'의 해라고 한다.
민속학에서 흰색의 동물은 영물(靈物), 상서로운 동물로 본다. '상서(祥瑞)'롭다는 말은 '복되고 길한 일이 일어날 조짐이 있다'는 의미인데, 인간에게 흰 쥐가 이로운 동물임은 분명하다. 비록 흰 쥐에게는 그 털 빛깔이 단명과 불행의 상징이겠지만 말이다.
흰 쥐는 생물 현상의 이해를 위한 실험이나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연구를 위한 실험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모델생물(Model Organism)'이다. 다른 실험동물에 비해 크기가 작고 새끼를 많이 낳고, 생애주기가 짧으며 온순하다. '살아있는 시약'이라고 불릴 정도로 실험결과를 도출하는 데도 탁월한 장점이 있다.
실험용 흰 쥐는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400만 마리 정도가 인공교배나 자연교배를 통해 생산된다. 전문생산업체의 철저한 관리 아래 태어난 흰 쥐들은 생후 3주가 지나면 젖을 떼고 출하된다. 분양된 흰 쥐는 1~2주 정도 적응기를 거친 뒤 곧바로 실험에 투입된다. 보통 6~12주 정도 실험대상이 되었다가 부검까지 받아야 생을 마치니, 생존기간은 길어야 17주다.
일부 화장품 브랜드들은 동물실험을 하지 않았음을 자랑스럽게 광고하기도 하지만, 아직 신약 개발에는 동물실험이 필수적이다. 이렇게 인간을 위해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고통스러운 생체실험을 겪고 짧은 생을 마치는 쥐, 토끼 등 실험동물의 넋을 기리고자 매년 '실험동물위령제'라는 행사도 연다.
실험동물위령제의 추도사의 한 부분은 이렇다. "모든 생명은 자연의 일부분으로 살고 죽는 것이 순리에 따르지만, 실험동물로 태어나 고귀한 생명을 희생하는 것에 대한 그 고마움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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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쥐의 해를 맞아, 인간을 위해 목숨을 바친 실험동물에 감사와 애도의 뜻을 표한다. 동물복지, 동물권리가 조금이라도 더 향상되는 새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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