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의원직 총사퇴' 카드…실효성은 '글쎄'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이 30일 국회에서 처리되면서 자유한국당이 10년만에 '의원 총사퇴'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총사퇴로 인한 국회 해산 가능성도 희박하다. 과거에도 한국당 내에서 총사퇴 카드가 거론됐지만 실효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31일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 본관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수처법을 처리한) 저들의 만행에 끓어오르는 분노, 저들의 폭거를 막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송구함, 이 모든 감정들 때문에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제1야당이 총사퇴 카드를 꺼내 든 것은 2009년 7월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이 여당이던 한나라당(옛 한국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반발해 꺼내든 이후 10년만이다. 당시 정세균 대표 등 민주당 의원 80여명이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10년만에 등장한 한국당의 총사퇴 결의가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일단 사퇴 자체가 쉽지 않다. 국회법상 국회의원이 사직하려면 본회의에서 재적의원의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4+1(더불어민주당ㆍ바른미래당ㆍ민주평화당ㆍ정의당+대안신당) 협의체가 굳건한 상황에서 과반 표를 얻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나경원 전 한국당 원내대표도 지난 10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같은 이유로 "총사퇴가 실효적 카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의당도 30일 논평을 내 "한국당의 의원직 총사퇴 타령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그 덕에 의원직 총사퇴는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몇 번이나 입증되었다"고 꼬집었다.
만약 총사퇴가 이뤄진다 해도 뒤이어 국회 해산과 조기총선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한국당 일각에서는 국회의원 수를 200명 이상으로 규정한 헌법을 근거로 총사퇴시 의원 수가 200명을 밑돌아 국회가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현행법에는 국회 해산과 조기총선에 대한 규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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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실효성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당이 의원 총사퇴 카드를 꺼내든 것은 여당에 대한 압박 차원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4.15총선을 100여일 앞둔 상황이라 총사퇴 카드의 무게감도 그만큼 가벼워졌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도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제 의원직 총사퇴도 의미 없다"며 "야당의 존재가치가 없다면 오늘 밤이라도 모두 한강으로 가거라"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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