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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산불·헝가리 유람선 참사…멈추지 않는 人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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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사건사고 결산-<2> 안타까운 재해·재난

2872만㎢ 산림 파괴, 이재민 1524명…노후시설에 시공·관리 부실
목동 빗물펌프장 '후진국형 인재'…폭우 예보에도 예방조치 안해
헝가리 유람선 침몰, 韓 승객 26명 사망·실종…운행·구조 미숙

강원 고성·속초 일대에 산불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4월 5일 속초 교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들이 불길을 바라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강원 고성·속초 일대에 산불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4월 5일 속초 교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들이 불길을 바라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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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막을 수 있었던' 안타까운 재해ㆍ재난들이 끊이지 않았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수년 째 외치고 있지만 '인재(人災)'라는 꼬리표는 여전히 사회 언저리에 두루 달려있다.


벚꽃이 채 지기 전인 4월4일 강원도 고성ㆍ속초에서 발생한 산불은 봄을 앗아갔다. 고성에서 발생해 속초ㆍ강릉ㆍ동해, 인제에서 잇따라 발생한 대형산불로 2872㏊(2872만㎡)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축구장 4022개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이 불로 2명이 목숨을 잃었고 658가구 1524명의 보금자리를 빼앗겼다. 8개월에 걸친 경찰 수사에서 산불은 '인재'로 드러났다. 고압전선 자체의 노후와 한국전력의 부실시공ㆍ관리 등 복합적인 하자가 초래한 산불이었던 것이다. 강원 고성경찰서에 따르면 고성ㆍ속초 산불은 고성 원암리의 전신주 고압전선이 강풍에 떨어져 나가면서 '아크 불티(전기적 방전 때문에 전선에 발생하는 불꽃)'가 발생해 대형 산불로 번졌다. 경찰은 한전 직원 7명과 유지ㆍ관리 담당업체 직원 2명 등 9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근로자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목동 빗물펌프장 사고도 '후진국형 인재'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 사고는 7월31일 목동의 빗물 배수시설 공사장 지하 40m 수로에서 현장 작업자 3명이 쏟아지는 빗물에 수문이 자동으로 개방돼 벌어졌다. 폭우가 예보된 상태에서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일상 점검을 위해 지하로 내려갔고, 시공업체 직원 1명은 이들에게 위험을 알리러 내려갔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은 폭우가 예상됐는데도 사전 예방조치를 하지 않은 인재로 결론 짓고 안전관리 책임자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 의견을 달아 지난달 검찰에 송치했다.


지난8월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 배수시설 공사 현장 수몰지에서 실종자 수색과 시신 수습을 마친 119 구조대원들이 크레인을 이용해 지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8월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 배수시설 공사 현장 수몰지에서 실종자 수색과 시신 수습을 마친 119 구조대원들이 크레인을 이용해 지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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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9일 밤 헝가리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 사고도 올해 발생한 대표적 인재 사고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승객 33명이 탄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크루즈선 바이킹시긴호와 충돌 후 침몰했다. 한국인 승객 25명은 물에 빠져 숨졌다. 한국인 승객 한 명은 현재까지도 실종된 상태다. 사고 방지를 위한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않았고 사고 후에도 구조 조치에 미숙함을 드러냈다. 유람선 참사의 '원흉'으로 꼽히는 허블레아니호 선장은 재판에 넘겨졌다. 헝가리 검찰은 그에게 지난달 징역 9년과 자격 정지 9년을 구형했다.


국민을 위해 복무하다 안타깝게 희생된 이들도 있었다. 10월31일 밤 11시26분 손가락 절단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대구에서 독도까지 출동한 소방헬기가 환자를 태우고 이륙하다 독도 앞바다에 추락해 7명이 실종됐다. 소방대원 3명과 환자 1명의 시신이 수습됐지만, 3명(소방대원 2명, 보호자 1명)은 실종 상태다. 실종자 가족의 결단으로 수색은 종료됐고, 이달 10일 진행된 합동 영결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고개를 숙였다. 문 대통령은 "독도헬기 사고원인을 규명하겠다"며 "소방관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도 국가의 몫"이라고 밝혔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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